'미나리'부터 '자산어보'까지…코로나 때문에 놓친 영화 TV에서

연휴 슬기롭게 '집콕'하는 방법
2021년 추석 특선 영화 라인업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 '자산어보' 설경구·변요한
올해 추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집에서 머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연휴에 주말까지 최장 닷새간의 휴일이 이어지면서 집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각 방송사들은 추석 연휴를 맞아 다채로운 특선 영화들을 준비해 건강한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윤여정을 아카데미 무대에 올려놓은 영화 '미나리'부터 이준익 감독의 명작 '자산어보'까지. 2021년 한가위 특선 영화 총정리.

18일 토요일 : 가슴이 뜨거워지는 가족·음악 영화

연휴 첫날 TV조선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을 밤 10시 40분 방영한다. 류승룡, 정진영, 박신혜, 김정태, 정만식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평생 죄만 짓고 살아온 성남교도소 7번방 재소자들이 6세 지능 이용구의 순진무구함에 감화돼 용구가 딸 예승을 만날 수 있도록 예승을 교도소로 몰래 들여오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예승이 콩 먹어 콩! 비타민!" 명대사를 안방에서 다시 듣는다.

이어 SBS는 '보헤미안 랩소디'(밤 11시 20분)를 다시 준비했다. 이민자 출신 ‘파록버사라’가 프레디 머큐리의 '퀸'으로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르는 과정을 그렸다. 지난 설 연휴 방영됐던 이 영화는 머큐리와 짐 허튼의 키스신 장면이 삭제되고, 남성 보조출연자들의 키스신이 모자이크 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번 추석에는 19세 미만 관람 불가 등급을 택했다가 논란이 되자 다시 12세 관람가로 시청 등급을 변경했다.

19일 일요일 : 코미디·드라마·호러까지…취향대로 즐겨요

연휴 둘째 날 MBC에서는 영화 '아이'(밤 8시 25분)를 공개한다. 이 영화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아영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스한 위로와 치유를 그린 영화다. '증인', '우아한 거짓말' 등으로 큰 사랑을 받은 섬세한 연기력의 배우 김향기와 강렬한 개성의 실력파 배우 류현경, 그리고 최근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배우 염혜란까지 대체 불가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EBS1에서는 밤 10시 25분 '안시성'을 방영한다. '안시성'은 동아시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로 꼽힌 645년 안시성 전투를 그린 영화다. 총 21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고, 조인성이 양만춘 안시성 성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 극장가에 유쾌한 웃음 신드롬을 일으켰던 '미스터 주: 사라진 VIP' 밤 11시 30분 KBS에서 전파를 탄다.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다. ‘어느 날 갑자기, 동물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라는 색다른 콘셉트와 신선한 스토리가 눈길을 끈다.

공효진 주연의 공포영화 '도어락'은 밤 11시 50분 SBS에서 방송된다. '도어락'은 열려있는 도어락,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 혼자 사는 경민의 원룸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 '악녀'로 제54회 대종상 영화제 촬영상을 수상한 박정훈 촬영감독이 낯선 자의 침입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공효진의 심리를 스크린에 완벽히 담아냈다.


20일 월요일 : TV 최초 방영…'미나리' 데이

다양한 최신 영화들도 안방극장에 첫 공개된다.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윤여정의 '미나리'가 저녁 8시 20분 SBS에서 공개된다. 영화는 척박한 곳에서도 뿌리를 내리며 군집을 이루는 미나리처럼 낯선 미국에서 끈질기게 살아내는 한국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깐깐한 아카데미 심사위원까지 감동시킨 윤여정, 한예리, 스티븐 연의 호연을 볼 수 있다.

로맨스 영화도 준비되어 있다. JTBC에서 밤 11시 방영되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와 소희,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한 그들이 써 내려가는 아날로그 감성 무비다. 연기파 배우 강하늘, 천우희가 출연해 촉촉하게 감성을 자극한다.


21일 화요일 : 뭘 좋아할 지 몰라 다 준비했다

추석 당일엔 거침없는 액션 영화가 시청자들을 안방 1열로 모이게 한다.

오전 10시 15분 MBC에서 조선판 '테이큰' 장혁의 '검객'이 방영된다. 이 영화는 광해군 폐위 후, 세상을 등진 조선 최고의 검객 태율이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다시 칼을 들게 되면서 시작되는 리얼 추격 액션 장르다. 복수를 다짐하며 통쾌한 액션을 선보여 그동안 쌓였던 코로나 스트레스를 카타르시스로 바꿔줄 것이다.

조정석, 임윤아 표 재난 액션 '엑시트'는 KBS2에서 오전 10시 40분 방송된다. '엑시트'는 대학교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지만 졸업 후 몇 년째 취업 실패로 눈칫밥만 먹는 용남이 동아리 후배 의주와 도심에 뒤덮인 유독 가스 속에 살아남는 생존기를 그렸다.

tvN은 저녁 6시 영화 '이웃사촌'을 편성했다. 정우, 오달수, 김희원, 김병철 등이 출연하는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대한민국 트로트 열풍의 주인공 송가인의 첫 콘서트 실황을 담은 '송가인 더 드라마'도 방영된다. 송가인의 생생한 콘서트 현장과 팬들의 뜨거운 함성 그리고 콘서트 장을 여운으로 가득채운 송가인의 무대가 담겨져 있었다. JTBC에서 저녁 7시 40분 편성.
김영광, 이선빈의 코믹 액션 공조 '미션 파서블'은 저녁 8시 20분 SBS에서 방송된다. '미션 파서블'은 선입금 후업무 흥신소 사장 우수한과 열정 충만 비밀 요원 유다희가 무기 밀매 사건 해결에 나서는 코미디 액션물이다.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 등 매력적인 배우들이 한 데 모인 '도굴'(KBS)은 '미션 파서블'과 같은 시각 편성됐다.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 오락영화다. 4명의 캐릭터가 각자의 전문 분야를 바탕으로 선보이는 각양각색의 도굴 작업과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팀플레이가 오락적 재미를 선사한다.

따뜻한 가족 영화도 준비됐다. 밤 9시 10분 MBC에서 방송되는 '담보'는 빚을 받으러 갔던 사채업자 두석과 종배가 우연히 한 아이를 담보로 맡게 되었다는 설정으로 남녀노소 누구든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다. ‘악연으로 만나 천륜이 되어가는 과정’은 뜻밖의 감동과 눈물을 자아낸다. 조금씩 서로 간의 거리를 좁히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재해석하게 한다.

K-좀비의 원조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의 작품 '반도'도 JTBC에서 밤 9시 10분 편성됐다.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첫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영화로 더 커진 스케일과 압도적인 비주얼, 그리고 짜릿한 액션 쾌감을 선사한다. 더 빠르고 기괴한 움직임의 좀비들과 강동원, 이정현, 이레, 구교환 등 배우들이 통쾌한 카체이싱을 선보인다.


22일 수요일 : '자산어보'로 마무리 하는 연휴 마지막 날

오전 10시 30분 SBS에선 신하균, 이광수, 이솜 주연의 '나의 특별한 형제'가 전파를 탄다.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휴먼 코미디다

엄정화의 첫 액션 영화 '오케이 마담'은 저녁 7시 40분 JTBC에서 방영된다.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난데없이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부부가 평범했던 과거는 접어두고 숨겨왔던 내공으로 구출 작전을 펼치는 액션 코미디 영화다. 엄정화는 이번 작품에서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완벽히 소화하며 한계 없는 매력을 선보인다. 카리스마의 대명사 박성웅이 철부지 남편 역을 맡아 엄정화와 닭살 부부 연기를 펼쳤다.

액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tvN에서 오후 8시 20분 방송된다.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 황정민, 이정재의 액션은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화려하다.

연기, 연출 장인의 총집합 '자산어보'가 연휴 마지막 밤을 수놓는다.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 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과 바다를 떠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는 이야기다. 전작 '동주'에 이어 흑백으로 표현된 작품으로 조선시대의 색채를 덜어내고 인물의 감정, 표정을 정직하게 그려내 한 폭의 수묵화와 같은 영상으로 몰입감을 높인다. 밤 10시 10분 SBS 방송.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