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女 청소년 축구대표팀, 파키스탄으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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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여자 청소년 축구대표팀아프가니스탄 청소년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가족들이 탈레반을 피해 파키스탄으로 이동하는 데 성공했다.
여권 없어서 발 묶인 상태
선수와 가족, 파키스탄에서 보호 받아
15일(현지시간) BBC는 "지난 한 달간 탈레반 여성 억압 정책에 숨죽여 있던 아프가니스탄 여성 청소년 축구팀이 파키스탄으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무장 조직인 탈레반은 여성들의 스포츠를 금지한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했던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여성의 스포츠 참여는 금지됐고, 기초 교육도 받지 못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한 후 여자축구 선수들은 보복의 두려움에 떨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은신처에서 숨죽여 살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에 대해 "불안정하고 매우 우려스럽다"며 "아프가니스탄 축구 연맹 및 이해 관계자들과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선수들로부터 상황에 대해 업데이트를 받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성인 여성 축구 팀은 한 달 전 카불로 떠났지만, 여성 청소년팀은 여권 및 관련 서류가 없어 떠날 수 없었다.
현재 캐나다에 거주 중인 아프가니스탄 성인 여자 축구 대표팀 주장인 파르쿤다 무타는 "14~16세 여자 축구팀과 그들의 가족이 탈레반의 타깃이 될 수 있다"며 "그들이 지역 사회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여성들을 옹호했기 때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유소년 선수들과 가족까지 구조 인원은 133명이라는 점에서 구조가 쉽지 않았다. 또한 인원 대다수가 여권이나 필요 문서가 미비해 카불 공항을 통한 대피가 어렵다는 점도 구출의 난관으로 꼽혔다. BBC는 '평화를 위한 축구'라는 단체에서 정부에 로비할 돈을 지원하고나서야 비자를 얻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축구연맹 관계자는 "(선수들과 가족들은) 연맹의 본부가 있는 라호르시(市)의 시설에 머물게 될 것"이라며 "내일 추가로 더 올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와 가족들은 30일 동안 파키스탄에서 보호를 받으며 제3국 망명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