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리스크에 中 증시 초토화…카지노 폭락, 의료·미용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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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규제리스크가 의료·미용기업과 카지노로 번졌다. 당국이 성형과 카지노 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카지노주가 폭락하면서 하루 만에 200억달러 넘는 자금이 증발했다. 고공행진을 하던 의료·미용주도 한달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중국 선전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의료·미용 대장주로 꼽히는 아이얼안과(300015)는 전날 종가보다 1.16% 떨어진 45.30위안으로 거래를 시작했다.올해 6월말 70조원까지 급등했던 아이얼안과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45조원까지 급감했다. 중국 정부가 미용 성형 시장에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중국 최대 안과그룹 투자 심리까지 위축됐다.
중국의 화장품 상장 기업인 아이메이커(300896), 블루미지바이오테크(688363), 후아동제약(000963) 등 미용·제약주들은 최근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7월 1일 820위안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던 아이메이커 주가는 이날 523위안에 거래됐다. 두달새 36.2% 떨어졌다.
미용 성형용 히알루론산을 주로 만드는 블루미지바이오테크도 올해 고점이었던 7월 15일 307위안보다 45% 하락한 169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5월 31일 52.82위안으로 고점을 찍은 후아동제약도 이날 29.66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네 달 전보다 43.8% 떨어진 금액이다.파이낸셜타임스는 올해 7월 이후 중국의 3대 미용기업 시가총액만 170억 달러(약 20조원) 넘게 증발했다고 전했다. 미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성형앱인 쏘-영(SY) 주가도 한달새 23.18%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성형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얼어 붙었다. 올 들어 중국 정부가 빅테크 게임 사교육 분야에 규제 정책을 쏟아내자 관련 기업의 주가가 요동쳤다. 짧은 기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분야에 규제가 집중됐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중국 성형시장은 2023년 3100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보다 50%, 2012년보다 100% 넘게 증가한 규모다. 성형 산업에 대한 중국 언론들의 공격도 계속됐다. 인민일보는 14일 논평을 통해 중국 성형 광고시장에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의 관영언론들도 '중국 젊은 남성들이 아이돌을 흉내내 남성성을 잃고 있다'고 지적해 논란이 불거졌다.마카오에 밀집한 카지노 회사들의 규제리스크도 커졌다. 중국 정부가 게임법 개정에 나서면서 카지노 운영자 조사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중국은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동부유'를 추진한다는 정책 기조에 따라 카지노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카지노 기업 이사회 구성을 바꿔 정부나 지방정부 입김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5일 하루동안 홍콩 증권시장에 상장된 샌즈차이나 주가(1928)는 32.5% 떨어졌다. 16일에도 전날보다 4.99% 떨어진 16홍콩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원마카오(1128) 주가는 29%, MGM차이나(2282)는 27%, SJM홀딩스(0880)는 24%, 멜코인터내셔널(0200)는 20%, 갤럭시엔터테인먼트(0027)는 20% 급락했다. 16일에도 갤럭시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식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