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박지원, 윤석열에 협박성 입막음 시도…강한 유감"

李 "朴 원장, 따로 유감 표명해야"
"협박성 발언, 조성은 만난 것보다 문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박지원 국정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내가 입을 다무는 게 유리할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표는 17일 당 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박 원장의 해명이 부족할 시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는데, 해명이 충분했다고 느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 원장의 해명이 불충분했을뿐더러 협박성 발언까지 있던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대답했다.이 대표는 "우리 후보자와 과거 인연을 언급하면서 후보자에게 협박성 입막음을 하려는 것을 보면서, 저는 그 부분이 조성은 씨와의 만남보다도 더 문제가 되는 정치개입의 지점이라고 생각했다"며 "이에 대해서는 국정원장께서 따로 유감 표명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이) 다소 억울함이 있더라도 정보위가 아닌 언론을 통해서 우리 당 주요 후보자들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믿기가 어렵다"며 "정치를 잘 아는 분이고 국정원장으로서 책무를 망각하신 분이 아닐 텐데 그렇게 했다는 것은 오히려 너무 이례적이기 때문에 다른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국정원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연합뉴스
앞서 박 원장은 지난 14일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사전 공모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윤 전 총장 측을 겨냥해 "내가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 원장은 "자기(윤 전 총장)는 검찰총장 하면서 검찰청 내부 사람하고만 밥을 먹었냐. 저하고도 술 많이 마셨다"며 "저는 윤 전 총장과 신뢰 관계가 있기 때문에 한 번도 나쁘게 얘기한 적이 없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얘기하다니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느냐"고 했다.

박 원장의 발언에 야당은 "정보기관 수장의 본분을 망각했다. 박 원장은 안보가 아닌 정치를 위해 그 자리에 앉아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한민국 안보를 문재인 정부보다 국제사회가 더 나서서 염려하고 있는 이때, 본분을 망각하고 대선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장은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