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vs 홍준표, '추석 밥상' 민심 얻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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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조국 과잉수사'·尹, '노동관' 밥상 오를 듯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경선이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2강 체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추석 연휴 기간의 '밥상 민심'이 판세를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힘 지지층 尹 vs 보수 야권 洪…엇갈린 지지율
추석 연휴, 경선 판세 가를 최대 '분수령'
윤 후보는 추석 전 주말 경남 창녕·진주·마산·창원·김해 등에 방문해 민심을 훑는다. 홍 후보는 파주 임진각에 있는 망대단을 방문한 뒤, 홍카콜라TV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지지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최근 홍 후보는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바탕으로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 신드롬을 무난히 이어가는 듯 보였으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토론회 발언이 악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아프리카 손발 노동' 발언 등 잇따른 실언으로 여야 가리지 않고 뭇매를 맞았다.
洪, '조국 과잉수사' 발언·尹, '노동관' 논란
첫번째 TV 토론회 이후 최대 화두는 단연 홍 후보의 '조국 과잉수사' 발언이다.홍 후보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민의힘 1차 방송 토론회에서 하태경 후보가 제기한 '조국 옹호' 논란으로 난감한 상황이 됐다.이날 홍 후보가 과거 윤석열 총장이 이끌던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전 가족 과잉 수사'를 벌였다는 입장을 밝히자 원희룡·하태경 후보는 "정경심 교수가 2심에서 실형 판결까지 받았는데 '조국 수사'가 잘못된 것이냐"고 맹공을 퍼부었다.후보들의 파상 공세에도 홍 후보는 "나는 잘못된 걸 보면 피아를 가리지 않는다"며 "수사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고 과잉 수사를 했다는 것이다. 모든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홍 후보의 이날 발언은 야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유승민 후보는 "이들 일가의 불법·특권·반칙·위선 때문에 온 국민이 특히 청년들이 분노와 좌절에 빠졌는데 과잉 수사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고 일갈했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던진 발언이다"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홍 후보는 남자다운 사람",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해 홍준표 밀어줘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지지를 약속했다.
홍 후보는 '조국 옹호' 논란이 최근의 지지율 상승에 찬물을 끼얹을까 노심초사하며 발언 진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는 잇달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국 전 가족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지금도 생각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한발 물러나면서도 "조국 전 가족 몰살 사건은 제 수사 철학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치 수사였다"라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홍 후보의 "조국이라는 사람이 '내 가족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들어갈 테니 내 가족은 건드리지 말아라' 그렇게 윤석열한테 이야기하고 자기가 들어갔으면 가족 전체가 들어갈 필요가 없었던 사건 아니냐" 발언에는 "전근대적이다", "가부장적이다"라는 비판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 후보는 "개인이 잘못했으면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게 자유민주 사회 헌법적 원칙"이라고 일갈했다.윤 후보는 지난 13일 경북 안동시 국립안동대에서 학생들과 만나 기업의 기술력을 강조하던 중 "사람이 이렇게 손발로 노동을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그건 인도도 안 한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특정 국가와 육체노동을 비하했다는 정치권의 지적이 빗발쳤을 뿐만 아니라, 과거 '주 120시간 노동' 발언까지 재조명되면서 진땀을 뺐다.
윤 후보는 "대학생들에게 첨단과학이나 컴퓨터 이런 데 관심을 더 갖고 뛰어난 역량을 갖추길 바란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의 십자포화가 이어졌다.
홍서윤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직업의 귀천을 나누는 구태한 정치인임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선 경선 후보가 국민의 직업을 계급으로 인식하는 전근대적 인식 수준을 가져서야 되겠냐"고 일갈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윤 후보는 노동에 대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노알못' 후보다. 노알못 후보는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며 "윤 후보의 어록은 '노동 지옥 대한민국'을 상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국힘 지지층 尹 vs 보수 야권 洪…엇갈린 지지율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후보와 홍 후보는 각각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 야권 지지층에서 상대방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 합동 9월 3주 차 전국지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윤 후보 48%, 홍 후보 29%로 나타났고 보수 야권 지지층에서는 홍 후보 29%, 윤 후보 24%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의뢰로 지난 13~14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선 주자 선호도에서 홍 후보는 32.6%, 윤 후보는 27.5%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윤 후보가 51%, 홍 후보는 34.6%를 기록했다.
호남 지역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에 대한 여론이 더욱 극명하게 엇갈렸다.
같은 기간 모노리서치가 광남일보 의뢰로 실시한 광주·전남 지역 조사에서 홍 후보는 보수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30.0%를 획득해 압도적인 선두를 달렸다. 윤 후보(8.9%)는 유승민 후보(14.9%)에 이어 3위에 그쳤다.
무등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광주·전남 지역 조사에서도 홍 후보는 보수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30.5%를 얻어 윤 후보(9.2%)와 큰 격차를 냈다.일각에서는 홍 후보의 높은 보수 야권 지지율이 호남 지역 유권자들의 '역선택' 영향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홍 후보는 "호남 지지율이 오르니 역선택을 운운하느냐"며 "가상 양자 대결에서 이재명과 이낙연을 이기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았다"고 역선택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