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먹은 식사 메뉴 뭐였더라"…생각나지 않는다면?

기대수명 늘어났지만
건강수명은 오히려 줄어

노인성 질환인 치매·관절염
젊은층도 '위험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인은 얼마나 오래 살까.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평균 82.7세다. 2012년 80.8세에 비해 1.9세 늘었다.

하지만 평균 수명에서 질병·부상으로 인해 활동하지 못한 기간을 뺀 '건강수명'은 같은 기간 65.7세에서 64.4세로 줄었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와 '퇴행성 관절염'이 처음 발병하는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얼마나 오래 사는지'에서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사는지'로 바뀐 배경이다.

사람 얼굴·전화번호 잘 못 외운다면…인지기능 저하 의심

치매는 노화가 진행되면서 인지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기기 사용률이 높아지면서 젊은층 사이에서도 '디지털 치매'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기기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치매처럼 인지기능이 감퇴하는 것이다.

전날 먹은 식사 메뉴가 떠오르지 않거나, 전에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을 처음 만난 사람으로 착각한 적이 있다면 디지털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회사·집 이외에 몇 개 되지 않고, 손으로 글씨를 잘 쓰지 않는 등 스스로 두뇌를 사용하지 않고 디지털 기기를 의존하는 것이 디지털 치매를 악화한다.디지털 치매 환자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이용자의 23.3%가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성인층(20~59세)이 22%를 차지해 2019년 18.8%에서 증가했다.

디지털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용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하루에 일정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스스로 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뇌를 자극하기 위해 손을 많이 사용하는 뜨개질, 조립 등을 취미로 두면 도움이 된다.


관절염 환자 중 20%가 50대

노인층에게 발병하기 쉬운 퇴행성 관절염도 점차 발병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504만 명의 관절염 환자 중 23%(118만 명)가 50대였다.

퇴행성 관절염에 걸리면 오래 앉았다가 일어설 때 무릎이 뻣뻣한 느낌이 들거나 통증을 느낀다. 걷다가 방향을 바꿀 때 무릎이 아프기도 한다. 다리를 뻗고 앉았을 때 무릎 뒤쪽이 바닥에 닿지 않는 것도 퇴행성 관절염의 증상이다.

관절염이 생기면 각종 대사질환과 심혈관계질환에도 취약해진다. 신동협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무릎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은 활동량과 운동량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비만이나 고혈압 같은 대사증후군을 악화한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