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산하 야근 현황 보니…소상공인 지원기관 일감 폭증

신용보증재단중앙회 18시간, 중기유통센터 1시간 '극과극'
예산때문에 야근수당 못주는 소진공이 실질적으로 가장 많아
중기연 한국벤처투자 중진공 등도 야근 많은 기관에 올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노조원이 정부대전청사에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한경DB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중 올해 직원 야근이 가장 많았던 기관은 신용보증재단중앙회, 가장 적었던 기관은 중소기업유통센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산하 공공기관 야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직원 1인당 월 평균 18시간 야근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회 관계자는 "전국 16곳 지역신용보증재단 지원기관이고, 소상공인 보증에 대한 재보증기관으로서 업무가 급증한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자영업자의 긴급자금 수요가 폭증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신보재단를 통한 금융지원을 확대했다.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경우 중기부가 집계한 통계로는 직원 1인당 월 평균 야근 시간이 12시간으로 신용보증재단중앙회보다 적지만 실제론 훨씬 많다는 게 중기부 분석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소진공은 기관운영비가 부족해 시간외 수당을 제대로 못받기 때문에 야근 통계에서 누락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소진공은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버팀목자금 플러스, 희망회복자금 등의 집행 업무를 맡고 644만 명의 소상공인을 직접 상대하는 기관이다. 소진공 직원들은 올해 초과근무시간이 월 평균 30~45시간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진공은 시간외 수당 예산이 없어 직원들이 야근 등록도 못하는 상황이다. 현 정부의 방역 체계와 최저임금 급등, 주52시간 근무제 등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이들을 상대하는 소진공 직원들의 스트레스도 극심하다는 평가다. 한 소진공 직원은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욕받이'기관이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현재 100여 명의 소진공 직원들이 폭언 피해와 업무 과중 스트레스로 심리상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 자료에 따르면 신용보증재단중앙회 다음으로 야근이 많은 기관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으로 1인당 월 평균 17시간 야근했다. 국내 유일 중소·벤처기업 전문 법정 연구기관으로 정책 연구 수요가 많아 현재 추가 인력을 모집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태펀드로 국내 벤처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한국벤처투자와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담당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역시 1인당 15~16시간으로 야근이 많은 기관에 속했다. 이밖에 기술보증기금과 창업진흥원이 1인당 야근 8시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7시간,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와 공영홈쇼핑은 6시간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중기부 산하 기관 중 가장 야근이 적었던 기관은 중소기업유통센터다. 월 평균 1시간에 불과했다. 이 기관의 주요 업무는 중소기업 판로지원이고, 서울 목동의 행복한백화점 등 중소기업제품 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대응해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야근이 줄어든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