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공원' 명칭 변경 여론조사 연기…연말께 윤곽 드러날 듯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 '일해'(日海)를 따 논란이 된 일해공원 명칭 변경과 관련한 여론조사가 내달 중순께로 연기됐다.

19일 경남 합천군에 따르면 군민 여론 수렴을 위해 지역 언론 6곳과 공동으로 추진 중이던 일해공원 명칭 변경 여론조사는 애초 진행 예정이던 이달 초에서 한 달가량 미뤄졌다. 구체적인 문구 선정, 조사 기간, 휴대전화 가상번호 부여 등 일련의 준비과정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해공원 명칭 변경과 관련한 군민 여론도 연말께나 되어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군 후속 절차 또한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는 지역 언론이 질문과 표본, 방식 등을 결정하면 군이 최종 발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지역 시민단체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 운동본부'가 황강신문과 함께 만 18세 이상 군민 5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여론조사를 한 바 있다.

당시 조사 결과 일해공원 명칭 변경 찬성 56%, 반대 36%로 나타났다. 시민단체는 이를 근거로 군민 의견을 수렴해 공원 명칭 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문준희 군수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은 해당 조사가 민간영역에서 독자적으로 진행된 만큼 이를 근거로 공원 명칭 변경을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의문이 생겨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조금 연기된 것은 사실이지만 일해공원 명칭 변경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기조는 변함없다"며 "우선 연말께 구체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드러나야 후속 절차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일해공원은 2007년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 '일해'(日海)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뀌어 14년째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다.

공원 입구에는 전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졌으며 뒷면에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표지석을 세웁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