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브걸 위로한 文 "나도 젊을때 방황…대면소통 못해 아쉬워"

문재인 대통령(맨오른쪽)이 지난 14일 배성재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걸그룹 브레이브걸스 민영, 래퍼 한해, 윤태진 아나운서와 청년의날 기념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의날’을 맞아 가진 특별대담에서 자신의 젊은 시절 어려웠던 한때를 회상하며 청년들을 위로했다. 임기 동안 아쉬웠던 점으로는 목표로 내세운 ‘소통하는 대통령’의 걸림돌이 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꼽았다.

청년의날은 지난해 시행된 청년기본법에 따라 청년 권리를 보장하고 청년 문제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매년 9월 셋째주 토요일로 2회째를 맞은 올해는 지난 18일이 청년의날이었다.문 대통령은 19일 공개된 특별대담 영상에서 브레이브걸스 리드보컬 민영, 래퍼 한해, 윤태진 아나운서 등과 청년들의 고민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이 될 때부터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고 언급한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전까지는 경호의 벽을 없애고 청년들 손을 함께 잡고 셀카(셀프카메라)를 찍어드리기도 하며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가졌는데, 코로나 때문에 전혀 할 수 없게 돼버렸다. 그런 부분들이 참 아쉽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청년들 삶이 한층 어려워졌다는 지적에는 “코로나로 인한 고통을 가장 전면에서 가장 먼저 받는, 그리고 가장 무겁게 느끼는 세대가 청년 세대라고 할 수 있다”면서 “청년들의 책임이 아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 모두, 국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청년의날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 사진=청와대 제공
영상에서 청년 예술인들 상황을 얘기하던 브레이브걸스 민영은 무명시절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역주행하고 달라진 게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가장 행복한 것은 당장 내일 할 일이 있다는 것”이라며 “결과는 막막하고 미래도 안 보였었다. 공감하는 청년들이 많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자신도 청년 시절 정상적인 취업이 어려워 방황했던 적이 있었다며 공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군부 정권 시절인 1980년 5월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구속된 적 있다. 그는 “(대학에서) 제적되고 구속돼 복학은 안 되고 꽤 긴 세월 낭인처럼 보내던 때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다시 정상인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고 뒤처진다는 불안감이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이어 “긴 인생을 놓고 보면 몇 년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 없이 선택한 길을 계속 가면 좋아질 거라 스스로 독려하는 게 중요하다”며 위로 메시지를 전했다.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곡 ‘롤린’ 일부를 직접 따라부르기도 했다.

청년 주거난을 거론하면서는 “양질의 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게 기본이다. 미아리의 조그마한 호텔을 리모델링해 1인 청년 주택으로 개조한 것이 굉장히 인기를 끌었는데 그런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청년의 고민이 대한민국의 현재이며 청년의 도전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정부가 청년들의 희망을 뒷받침하면 청년들이 대한민국을 세계 속의 뛰어난 나라로 이끌어줄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