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넋 놓고 놀다가 '로또' 놓친다

추석 이후 청약 전략 짜기 서둘러야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대단지 아파트들 분양 잇따라

분양가 상승 및 대출 규제 우려 있어
수도권 청약통장 1600만개 돌파…1순위는 절반 넘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추석 이후 수도권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택지지구나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시세와 큰 차이가 나거나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들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그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공급일정이 불확실한데다 청약시장에 뛰어든 수요가 워낙 많다보니 당첨확률은 낮아졌다. 또 분양가가 상승하게 되면 추첨물량이 줄어들 수 있고, 분양가가 9억원 이하더라도 중도금 대출이 안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로또 청약'이 대거 나오는 대신 '금수저 청약'일 수 있다며 자금계획을 먼저 세울 것을 주문하고 있다.

연말까지 8만가구 분양 예정…정비사업으로 줄어들 수 있어

20일 부동산114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추석 이후 연말까지 수도권에서는 28곳에서 7만9206가구(공공·민간임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도 20곳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4만1657가구, 서울 2만3695가구, 인천 1만3854가구다.

전체 분양 단지 중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이 16곳이라는 점은 변수다. 조합이나 지자체의 사정에 따라 분양 시기가 변동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서울에서는 특히 조합장이나 시공사 교체 등의 변수가 발생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그럼에도 강동구 둔촌주공을 재건축하는 '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가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면, 연내에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 이 단지는 1만2032가구에 달하며, 일반분양 물량으로만 4786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져도 당첨확률이 문제다. 집값 급등으로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에 새 집을 구매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청약통장 가입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통장 가입자는 물론 1순위 청약자도 동반 증가했다.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8월말 기준으로 수도권의 청약통장 가입자는 총 1612만958명이었다. 여기서 청약통장은 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저축, 청약부금, 청약예금 등을 모두 합친 결과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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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는 지난해 3월말 기준으로 청약통장 가입자가 1500만명을 넘겼고, 올해 5월말 기준으로 1601만6115명을 기록했다. 100만명이 추가로 가입하는 데는 1년 2개월 밖에 걸리지 않은 셈이다. 공급이 뜸한 서울 보다는 경기·인천의 청약통장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경기·인천의 경우 8월말 총 922만815명으로 지난해 같은달 대비 5.9% 증가했다. 서울은 총 690만143명으로 2.3% 늘어난 수치를 웃돌고 있다.

청약통장 가입자의 절반 이상(58.8%)은 1순위 자격을 갖춘 상태였다.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서 분양하는 국민주택의 경우 가입 2년 경과, 24회 이상 납입하면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민영주택 1순위는 가입 2년이 지났으면서 지역별 납입금액을 갖추면 된다. 공급은 제 때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1순위 청약자 비율은 늘어날 전망이다.

청약통장 급증, 분양가 상승 가능성…당첨 어렵고 자금도 문제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가을 분양이 '로또 청약'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분양가 상한제 지역의 분양가 심사기준 개선 및 건축비 상향으로 분양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돼서다. 분양가 상한제와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고분양가관리지역 지정 등 분양가 규제로 양산된 '로또'가 이제는 막차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분위기에 조합이나 민간에서 공급하는 아파트들은 분양시기가 더 밀릴 수 있다. 분양시기가 늦춰지면 분양가가 더 오를 수도 있고, 최근 일부 단지에서 나오고 있는 '중도금 대출불가' 카드도 나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가 가격이 상승해 대출이 어려운 것과 달리 신규 분양 아파트의 경우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나눠 비교적 부담을 덜 수 있는 편”이라면서도 “분양이 미뤄져 분양가가 오르고 대출 규제로 중도금 대출가 불가능해지면, 사실상 분양의 장점도 사라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추석 이후 당장 공급되는 분양 단지도 있다. 오는 28일에는 강동구 고덕강일3지구 10블록에 짓는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가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총 593가구에서 추첨제가 포함된 중대형은 87가구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2356만원으로 당첨 시 5억원 안팎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서울(2년 이상 연속) 거주자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거주자까지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인천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이 미추홀구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에서 ‘시티오씨엘 4단지’를 선보인다. 764가구 중 아파트는 428가구를 차지한다. 미추홀구 학익 1구역 주택재개발을 통해 SK에코플랜트는 ‘학익 SK뷰’를 공급한다. 전용면적 59~84㎡ 총 1581가구 중 1215가구가 일반공급분이다.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6공구 A17블록에서 GS건설이 ‘송도자이 더 스타’(1533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중소형부터 대형까지 고루 섞여 있다.

경기도에서는 현대건설이 내달 파주시 운정신도시 와동동 1471-2, 3번지(F1-P1·P2블록) 일원에 짓는 ‘힐스테이트 더 운정’을 분양한다. 총 3413가구인데, 아파트는 전용면적 84~164㎡의 733가구이며 오피스텔은 84~147㎡의 2669실이다. 하남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지하철 5호선 하남시청역 초역세권에서 ‘더샵 하남에디피스’를 분양한다. 하남에서 민간택지로는 처음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단지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