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석션팁' 재사용한 의사 면허정지 정당"

치과 진료·시술에 쓰이는 일회용 '석션팁'을 재사용해 면허 자격이 정지된 의사가 처분이 과도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정상규 부장판사)는 치과의사 A씨가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치과에서 일회용 석션팁을 재사용한 사실이 적발돼 복지부로부터 6개월의 의사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석션팁은 환자의 입 안 이물질을 흡입하는 기계인 '석션' 끝에 부착하는 플라스틱 소재 의료용품으로, 타액·혈액 등의 흡입을 돕는 기능을 한다.

A씨는 소송에서 "석션팁을 소독한 뒤 재사용해 환자에게 아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어떠한 부당 이득도 취하지 않았다"며 "유사 사건과 비교해 6개월 면허정지는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복지부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사의 의료행위는 국민 건강과 공중 위해에 미치는 영향이 커 높은 수준의 주의 의무가 요구된다"며 "치과의사가 일회용 석션팁을 재사용해 진료행위를 하면 환자의 생명·건강을 위협하고 의료질서를 훼손하게 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석션팁은 플라스틱 소모품으로 고압·고온에 약해 멸균 소독이 용이하지 않고 원고가 어떤 위생 상태로 어느 정도의 소독을 한 것인지 확인할 객관적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