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없이 보내는 추석'…광주 학동 붕괴참사 현장서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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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사연 하나하나 전해지자 '눈물바다'
유가족협의회, 책임자 처벌·재발 방지책 마련 촉구
"어찌 몇몇 문자와 문장으로 이분들에 대한 그리움을 대신할 수 있겠습니까. 부끄럽습니다.
죄인이 된 기분입니다.
" 100여 일 전인 지난 6월 9일 4시 22분 광주 학동에서 발생한 철거 건물 붕괴로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이 추석인 21일 참사 현장에서 추모제를 개최했다.
추모제에는 9명 희생자 중 여섯 희생자의 아들과 딸, 남편과 아내, 손자와 손녀 등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을 대신한 김정효 행정부시장, 임택 동구청장 이병훈·조오섭·이형석·민형배 의원 등 단체장과 정치인들도 추모제 열리는 현장의 한쪽에 자리했다. 묵념으로 시작된 추모제는 이진의 유가족협의회장의 추도사로 곧 눈물바다가 됐다.
아들을 잃고도 아직도 아들과 함께 사는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를 허망하게 보내고 끝이 보이지 않은 그리움의 고통 속에 사는 남편, 손주의 초음파 사진을 꺼내 들며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만삭의 딸.
손을 잡고 걸었던 산책로에서 어머니의 부재를 실감하는 아들,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어머니의 전화에 계속 전화를 걸어보는 딸, 입관의 마지막 순간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막내를 떠올리며 눈물 흘리는 가족들 등 이 회장은 가족을 참사로 떠나보내 추석을 함께 하지 못한 유가족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읽어 갔다. 이 회장은 "희생이라고 말하지만, 여기 아홉 분은 떠나면 안 될 사람들이었다"며 "사랑하는 그분들을 참사의 제물로만 기억하게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족 한성은 씨는 "적폐인 불법 재하도급을 방치한 정부, 돈에 눈먼 살인기업 현대산업개발,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 비리 관련자들, 관리감독책임을 내팽개진 광주시와 동구청, 돈 때문에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건물을 쓰러뜨린 현장 관계자들은 고인들이 느낀 그 공포와 끔찍한 고통의 책임을 똑똑히 져야 한다"고 울부짖었다.
이어 "우리 가족이 죽어서, 그 눈물겨운 희생의 대가로 하루아침에 대한민국이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올 거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살아가려면 안전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절대가치임을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일상에서 실천하는 사회는 제 조카들이 살아가는 세상에는 반드시 와있을 것이다"고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유가족협의회, 책임자 처벌·재발 방지책 마련 촉구
"어찌 몇몇 문자와 문장으로 이분들에 대한 그리움을 대신할 수 있겠습니까. 부끄럽습니다.
죄인이 된 기분입니다.
" 100여 일 전인 지난 6월 9일 4시 22분 광주 학동에서 발생한 철거 건물 붕괴로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이 추석인 21일 참사 현장에서 추모제를 개최했다.
추모제에는 9명 희생자 중 여섯 희생자의 아들과 딸, 남편과 아내, 손자와 손녀 등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을 대신한 김정효 행정부시장, 임택 동구청장 이병훈·조오섭·이형석·민형배 의원 등 단체장과 정치인들도 추모제 열리는 현장의 한쪽에 자리했다. 묵념으로 시작된 추모제는 이진의 유가족협의회장의 추도사로 곧 눈물바다가 됐다.
아들을 잃고도 아직도 아들과 함께 사는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를 허망하게 보내고 끝이 보이지 않은 그리움의 고통 속에 사는 남편, 손주의 초음파 사진을 꺼내 들며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만삭의 딸.
손을 잡고 걸었던 산책로에서 어머니의 부재를 실감하는 아들,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어머니의 전화에 계속 전화를 걸어보는 딸, 입관의 마지막 순간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막내를 떠올리며 눈물 흘리는 가족들 등 이 회장은 가족을 참사로 떠나보내 추석을 함께 하지 못한 유가족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읽어 갔다. 이 회장은 "희생이라고 말하지만, 여기 아홉 분은 떠나면 안 될 사람들이었다"며 "사랑하는 그분들을 참사의 제물로만 기억하게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족 한성은 씨는 "적폐인 불법 재하도급을 방치한 정부, 돈에 눈먼 살인기업 현대산업개발,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 비리 관련자들, 관리감독책임을 내팽개진 광주시와 동구청, 돈 때문에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건물을 쓰러뜨린 현장 관계자들은 고인들이 느낀 그 공포와 끔찍한 고통의 책임을 똑똑히 져야 한다"고 울부짖었다.
이어 "우리 가족이 죽어서, 그 눈물겨운 희생의 대가로 하루아침에 대한민국이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올 거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살아가려면 안전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절대가치임을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일상에서 실천하는 사회는 제 조카들이 살아가는 세상에는 반드시 와있을 것이다"고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