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본 건가"…탈레반, 무장한 채로 오리배 타고 '유유자적'

탈레반, 여유로운 근황 공개
국제사회 공분 이어져
탈레반의 망중한 / 사진 =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 트위터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한 호수에서 오리배(페달로)를 타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공분을 사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종군기자 제이크 한라한은 바미얀주에 위치한 반데 아미르 호수에서 소총과 수류탄 등으로 무장한 탈레반이 오리배를 타고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바미얀주는 2001년 미국이 아프간을 점령하기 전 탈레반이 1500년도 더 된 불상 2개를 폭파시킨 곳이기도 하다.

탈레반의 이번 사진은 인권 억압 등으로 절규 중인 아프가니스탄의 시민들과는 대조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탈레반이 무장을 하고 회전목마와 범퍼카를 타며 웃고 떠드는 영상이 공개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라 국제사회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오리배 사진과 영상은 카불 시장 함둘라 나모니가 아프간 여성들에게 더 이상 직장에 나오지 말고 집 안에 머무르라는 명령을 내린 이후 공개돼 더 많은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한 이후 현재 여학교들은 사실상 중등 교육의 절반이 금지되면서 휴교 명령을 받았고, 대학 수업도 여성과 고령 남성 교수들만 여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게 해 교육의 기회도 크게 줄었다. 아프간 여성부는 폐지됐으며 명칭을 '권선징악부'로 변경했다.

권선징악부는 과거 탈레반이 엄격하게 종교 교리를 시행했던 부서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의 엄격한 준수를 위해 다시 설립한 것으로 추측된다.

탈레반은 아프간 재점령 이후 계속해서 여성의 인권을 교리에 어긋나지 않는 한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국제 사회에 선포했지만 언행불일치의 모습을 계속해 보이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