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아야 미국 간다

11월부터 외국인 음성확인 의무화
접종률 높은 한국, 큰 영향 없을 듯

오는 11월 초부터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진단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현재는 한국에서 미국에 입국하는 경우 코로나19 음성 증명만 하면 되지만 백신 접종 완료라는 요건이 추가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행 제한 규정 변경안을 발표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미국에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또 출발 3일 이내에 한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다만 백신 접종 자격이 없는 어린이는 예외다.

미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중국 시노백 백신 등 대부분의 백신을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어떤 백신이 입국 허용 대상이 될지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틴 노들런드 CDC 대변인은 “CDC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승인한 백신을 맞은 사람을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WHO가 승인한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시노백, 시노팜, AZ, 얀센 등이다.

미국의 여행 제한 규정이 변경되면서 외국인 입국 정책은 국가별 규제에서 개인별 규제로 전환된다. 현재는 국가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여행 제한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솅겐조약에 가입한 유럽 26개국, 영국, 아일랜드, 중국, 인도 등 33개국에 최근 14일 이내 머문 적이 있는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미국 입국을 제한해왔다. 이들 33개국 외 국가는 현지에서 비행기 탑승 전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시하도록 했다.

앞으로는 33개국에 적용되는 제한을 없애는 대신 백신 접종 완료와 음성 판정을 기준으로 미국 입국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 자이언츠 조정관은 “이 조치는 나라가 아니라 개인에 기초한 접근법이어서 더 강력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새 규정이 적용되면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는 미국 입국이 더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현재 코로나19 음성 증명만 하면 되지만 11월 초부터는 백신 접종 완료 확인까지 필요해 백신 미접종자의 미국 입국이 어려워진다. 다만 한국의 백신 1차 접종률이 70%를 돌파한 데다 10월까지 2차 접종 완료율도 7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어서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