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빈민가서 '태권도' 열풍 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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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범으로부터 자신 보호하기 위해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소재 코로고초 빈민가에서 60세 이상 여성들 사이에서 태권도 열풍이 불고 있다. 이들은 성폭행범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000건 성폭력 보고돼
2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 지역에서 60세부터 90세를 훌쩍 넘는 여성까지 태권도 방어기술을 배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서 성폭행은 누구에게라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성폭행범에 맞서기 위해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수련생들은 일주일에 한번 진행되는 태권도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수업에 늦으면 윗몸일으키기와 팔벌려뛰기 등의 벌칙을 수행할 정도로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앞서 케냐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국적으로 최소 5000건의 성폭력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코로고초와 같은 빈민가는 싱글맘과 혼자 사는 여성들이 많아 성범죄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70대 여성은 "나를 방어하는 방법과 가해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간 피해를 당할뻔 했다고 밝힌 또 다른 여성은 "지금처럼 훈련을 잘 받았다면 (당시) 손가락으로 그의 눈을 찌르고 신체 중요 부위를 발로 찬 뒤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