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전기요금 인상 발표에도 주가 하락한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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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을 8년 만에 인상한다고 발표한 23일 주가는 1%대 하락했다.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오름세인데 반해 전기료 인상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게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은 1.22% 내린 2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3% 넘게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다 오후 2시께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전 주가는 4분기 전기료 인상 가능성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 13일 2.14% 상승하는 등 최근 오름세였다. 지난 16일과 17일에도 각각 1% 넘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전기료 인상을 공식 발표한 날 주가가 하락한 것에 대해 "요금 인상폭이 높아진 원가 상승분을 메우기에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4분기 전기료의 kWh당 연료비 조정단가를 전분기(-3.0원)보다 3.0원 오른 0.0원으로 책정했다.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하면 조정단가가 13.8원 오른 10.8원이 돼야 맞지만, 분기별 요금을 직전 요금 대비 3.0원까지만 올릴 수 있게 상한 장치를 뒀기 때문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동절기 전력수요 증가로 천연가스와 석탄 수요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비용 부담은 커질 전망"이라며 "4분기 기준으로 kWh당 7.37원의 전기료 추가 인상이 필요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이 연구원은 "유가와 환율 등을 감안하면 내년 1분기에는 kWh당 20원 이상의 추가 인상이 필요한 상황인데 인상 가능한 요금은 분기당 최대 3.0원, 연간 최대 5.0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4분기에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되도 분기별 상한선의 영향으로 높아진 에너지가격을 커버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전력 생산 원가 상승을 충분히 전기료에 반영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주가에 장기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은 전기료 보다는 내년 대통령 선거 결과 및 에너지 정책 변화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료비 연동제가 폐지될지도 모른다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지난해 12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한전은 올해 2, 3분기에 이 제도에 따라 전기료를 올려야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을 이유로 동결했다. 상승한 연료비 원가를 전기료에 반영하지 못한 한전은 올 상반기 193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8204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은 1.22% 내린 2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3% 넘게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다 오후 2시께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전 주가는 4분기 전기료 인상 가능성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 13일 2.14% 상승하는 등 최근 오름세였다. 지난 16일과 17일에도 각각 1% 넘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전기료 인상을 공식 발표한 날 주가가 하락한 것에 대해 "요금 인상폭이 높아진 원가 상승분을 메우기에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4분기 전기료의 kWh당 연료비 조정단가를 전분기(-3.0원)보다 3.0원 오른 0.0원으로 책정했다.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하면 조정단가가 13.8원 오른 10.8원이 돼야 맞지만, 분기별 요금을 직전 요금 대비 3.0원까지만 올릴 수 있게 상한 장치를 뒀기 때문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동절기 전력수요 증가로 천연가스와 석탄 수요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비용 부담은 커질 전망"이라며 "4분기 기준으로 kWh당 7.37원의 전기료 추가 인상이 필요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이 연구원은 "유가와 환율 등을 감안하면 내년 1분기에는 kWh당 20원 이상의 추가 인상이 필요한 상황인데 인상 가능한 요금은 분기당 최대 3.0원, 연간 최대 5.0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4분기에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되도 분기별 상한선의 영향으로 높아진 에너지가격을 커버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전력 생산 원가 상승을 충분히 전기료에 반영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주가에 장기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은 전기료 보다는 내년 대통령 선거 결과 및 에너지 정책 변화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료비 연동제가 폐지될지도 모른다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지난해 12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한전은 올해 2, 3분기에 이 제도에 따라 전기료를 올려야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을 이유로 동결했다. 상승한 연료비 원가를 전기료에 반영하지 못한 한전은 올 상반기 193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8204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