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비판여론에 文 "너무 이해가 없다"

미 순방 귀국길 기자간담회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한 비판 여론을 두고 "너무 이해가 없다"는 생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3박5일간 미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공군1호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만 해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벌써 여러 차례 말씀드렸던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문 대통령은 "특히 야당의 반응을 보면 '종전선언에 대해서 너무 이해가 참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2007년 10·4 공동선언에서 3자 또는 4자에 의한 종전선언을 추진한다고 이미 합의가 됐다. 다만 그 이후에 '비핵화'라는 상황이 더해졌고 어떤 시기에 비핵화 협상과 어떻게 연결시켜서 할 것인가만 한·미 양국 간 협의를 해왔다"며 "이제 다시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기 때문에 다시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종전선언은 평화협정과 다르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은 정전협정으로 머물러있다. 정전협정 다음에는 평화협정까지 체결돼야 전쟁 당사국들의 관계가 정상화되는 것인데, 정전협정으로 끝나고 평화협상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70년 세월이 흘러간 것"이라고 했다.이어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북미 간 관계가 정상화되는 것은 나중에 평화협상을 거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만 비로소 가능한 것이고, 지금으로서는 평화협정도 비핵화가 상당히 불가역적 단계에 들어가야 그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은 그런 비핵화의 협상이나 또는 평화협상에 들어가는 이른바 입구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제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상으로 들어가자 하는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라고 밝혔다.

종전선언과 주한미군의 철수라든지 한미동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의 주둔은 한국과 미국 양국 간에 합의하는 것이다. 북미관계가 정상화되고 북미 간에 수교가 이루어지고 난 이후에도 한국과 미국이 필요하면 동맹을 하는 것이고, 미군이 한국에 주둔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북한은 24일 종전선언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리태성 외무성 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낸 담화에서 "종전선언이라는것은 지금까지 장기간 지속되어 오고있는 조선반도의 정전상태를 끝낸다는 것을 공개하는 정치적선언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면서도 "눈앞의 현실은 종전선언채택이 시기상조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