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 헝다, 23일 달러채권 이자 지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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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에 몰린 중국 2위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이 23일로 예정됐던 달러표시채권의 이자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가 지불 여부에 대해 침묵을 지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헝다그룹의 몰락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전기자동차 계열사는 임직원들에게 임금을 체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채권 이자를 결국 지급하지 못하면서 헝다는 디폴트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다. 채권 계약서 상으로는 이자 지급일로부터 30일 이내까지는 공식 디폴트를 낸 것으로 보진 않는다. 디폴트가 나면 채권자는 법원에 헝다의 파산 절차 개시를 신청할 수 있다.
헝다가 근본적인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30일 동안 시간 끌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당국의 구제를 기대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자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헝다는 대마불사(大馬不死)라고 할 정도로 큰 기업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구제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들에게 헝다의 몰락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중국 당국이 헝다에 시간을 주면서 점진적인 구제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와는 상반된 신호다. 지방정부에 내려온 지시는 △사회 불안 차단 △일자리 감소 대비 △주택 구매자 및 경제 전반에 대한 파장 완화 등이다. 또 회계사와 법률 전문가 등을 긴급 소집해 각 지역의 헝다그룹 재무 상태를 조사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헝다그룹이 추진해 온 부동산 건설 프로젝트의 원활한 인수를 준비하는 한편 시위 등에 대비하라고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사회·경제적 파장을 통제하기 위해 헝다의 부동산 사업 부분을 떼내 국유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경제매체 아시아마켓스는 중국 당국이 헝다를 부동산 등 3개 법인으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핵심인 부동산 부문을 국유화해 중국 경제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헝다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자 중국의 은행들은 일제히 "헝다에 대한 대출 부담이 크지 않다"며 불안감 해소에 나서고 있다. 헝다의 채권자 중 하나인 저상은행은 상하이거래소가 운영하는 Q&A 사이트에 "헝다에 38억위안(약 6900억원)을 대출했으며 충분한 담보를 확보했기 때문에 관리가 가능하다"고 올렸다. 광다은행, 민성은행, 공상은행도 액수는 밝히지 않은 채 비슷한 내용의 공고를 냈다.
헝다차의 직원들은 매달 초 1차 급여를 받고 20일에 2차 급여를 받지만, 중간관리자급 직원들이 9월의 2차 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차는 또 협력업체들에게도 지난 7월부터 공장 설비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헝다그룹의 채무 문제가 핵심 사업 이외의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디폴트까지 30일 시간끌기?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헝다가 발행한 달러채권을 보유한 미국의 한 투자자는 전날까지 헝다로부터 이자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헝다는 2022년 3월만기 달러채권의 이자 8350만달러(약 993억원)과 2025년 9월만기 위안화채권 이자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을 23일 지급해야 했다.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지자 헝다는 지난 22일 공고를 내고 2억3200만 위안의 위안화 채권 이자 지급 문제를 '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헝다가 이자를 전부 지급한 것이 아니라 채권 보유자와 협상해 부분 지급 또는 지급 기한 연장 등의 미봉책을 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23일 달러채권 이자를 지급할 것인지에 대해선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달러채권 이자를 결국 지급하지 못하면서 헝다는 디폴트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다. 채권 계약서 상으로는 이자 지급일로부터 30일 이내까지는 공식 디폴트를 낸 것으로 보진 않는다. 디폴트가 나면 채권자는 법원에 헝다의 파산 절차 개시를 신청할 수 있다.
헝다가 근본적인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30일 동안 시간 끌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당국의 구제를 기대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자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헝다는 대마불사(大馬不死)라고 할 정도로 큰 기업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구제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들에게 헝다의 몰락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중국 당국이 헝다에 시간을 주면서 점진적인 구제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와는 상반된 신호다. 지방정부에 내려온 지시는 △사회 불안 차단 △일자리 감소 대비 △주택 구매자 및 경제 전반에 대한 파장 완화 등이다. 또 회계사와 법률 전문가 등을 긴급 소집해 각 지역의 헝다그룹 재무 상태를 조사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헝다그룹이 추진해 온 부동산 건설 프로젝트의 원활한 인수를 준비하는 한편 시위 등에 대비하라고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사회·경제적 파장을 통제하기 위해 헝다의 부동산 사업 부분을 떼내 국유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경제매체 아시아마켓스는 중국 당국이 헝다를 부동산 등 3개 법인으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핵심인 부동산 부문을 국유화해 중국 경제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헝다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자 중국의 은행들은 일제히 "헝다에 대한 대출 부담이 크지 않다"며 불안감 해소에 나서고 있다. 헝다의 채권자 중 하나인 저상은행은 상하이거래소가 운영하는 Q&A 사이트에 "헝다에 38억위안(약 6900억원)을 대출했으며 충분한 담보를 확보했기 때문에 관리가 가능하다"고 올렸다. 광다은행, 민성은행, 공상은행도 액수는 밝히지 않은 채 비슷한 내용의 공고를 냈다.
전기차업체는 임금 체불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헝다그룹 전기차업체 헝다자동차가 일부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헝다차는 헝다그룹의 무리한 사업 확장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2019년 설립 이후 그룹 차원에서 3000억위안(약 54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아직 차 한 대 팔지 못한 상황이다. 당초 올해 1분기로 제시했던 양산 시점은 올 하반기로, 다시 내년 초로 연기됐다.헝다차의 직원들은 매달 초 1차 급여를 받고 20일에 2차 급여를 받지만, 중간관리자급 직원들이 9월의 2차 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차는 또 협력업체들에게도 지난 7월부터 공장 설비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헝다그룹의 채무 문제가 핵심 사업 이외의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