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文정부 종전선언 제안 시기상조…외교적으로 성급"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스1]
방미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종전 선언 제안이 성급했다고 비판했다. 미 의회에서도 큰 지지는 보내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표는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식당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어 미측 인사들을 만나 "문재인 정부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섣부른 정치적 행보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음을 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북한이 문 대통령의 제안에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놓은 점을 거론한 뒤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조차 하지 않았다면 외교적으로 성급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외교적 제안은 실행력이 담보돼야 한다"며 "실질적인 선거까지 남은 임기 6개월이 불충분하다는 것을 알 텐데, 이런 무리한 제안들을 한 것에 대해 야당으로서 강하게 비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래드 셔먼 미국 민주당 의원이 종전선언 등을 담아 하원에 제출한 '한반도 평화법안'과 관련해 방미 기간 의회 내 지지가 크지 않다고 전해 들었다며 "너무 앞서나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행보에서 아직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와 야권이 섣부르게 이런저런 행보를 제안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상황 진척에 좋지 않은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워싱턴 거주 탈북민들과도 만남을 가졌다. 그는 만남 이후 "북한 인권과 홍콩 인권 등 다른 나라의 인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인권이란) 아주 보편적 가치"라고 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 집권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매우 이중적 자세를 취하거나, 인권이라는 가치 자체에 값어치를 매기는 경향성이 있다"라며 "'국익을 위해 이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라든지 이런 이야기를 한다"라고 비판했다.그는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지 펼친 대북 정책을 거론, "냉정하게 실패로 규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성과가 없었다"라며 "더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정상회담을 하느냐, 몇 번을 하느냐로 대북 정책의 성과를 평가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는 "(실제 성과는) 실질적으로 북한에 변화가 일어났느냐, 북한 인민의 삶이 얼마나 개선됐느냐 등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은 실패했으며 성과가 없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