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부차관보 "한미 대북접근 전술 차이 있지만 목표 공유"

문대통령 종전선언 거론하며 "주한미군·한미동맹 위험하게 할 잘못된 인상 우려"
"제재완화·종전선언 등 대화 해야 논의·北무반응 답답"…전술핵 재배치 선그어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는 23일(현지시간) 한미가 대북접근에 있어 전술상 차이가 있지만 조율 하에 추진하고 있으며 전략적 목표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이날 미 단체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우리는 북한과의 긴장에 있어, 그리고 북한을 비핵화하는 데 있어 한국과 전략적 목표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술상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

한국 정부는 (북한) 사람들을 테이블에 데려오는 방안으로 유인책을 제공하는 데 있어 우리가 더 빨리 움직이기를 원한다고 본다. 우리의 접근은 그와 다르다"고 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작년 연설과 아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어떤 형태로든 주한미군 주둔이나 한미동맹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잘못된 인상을 북한에 주면 안 된다는 것이 미국의 우려라고 지적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그렇다.

우리는 전술상으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근본적으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한미가 각자의 대북정책을 실행하려 한다면 우려가 있겠지만 조율을 하면서 정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외교적 노력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공동선언과 같은 해 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 선언은 물론 2005년의 6자회담 공동성명에도 토대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도출된 9·19공동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북미가 관계정상화 조치를 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북한이 한미의 핵심 이슈이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향한 협력은 미국의 최우선순위라면서 전제조건 없이 어디서든 대화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 북한의 반응이 없었다면서 "제안을 하는데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건 답답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제재완화나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등 어떤 것도 대화를 통해 논의될 수 있다고 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유엔 대북제재 이행의 필요성과 북한 주민의 인권 옹호에 대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도 재확인했다.

또 미국이 대북인도지원 제공을 지지하고 한국전 미군 유해 수습 재개 협력을 희망한다면서 북한과의 의미 있는 신뢰구축 조치 모색에도 열려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당국자가 아닌 개인 입장을 전제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공을 제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미국에 전술핵 재배치와 핵공유를 요구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데 대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미국의 정책이 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한일 담당으로 북한 관련 업무를 담당하지는 않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