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리스크 감수해 고수익"…성남시장 땐 "3137억 순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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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막대한 개발이익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화천대유 등 사업 참여자들이 막대한 개발 이익을 챙긴 것이 고위험을 감수한 대가인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리스크(위험)를 감수한 것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고 옹호하고 있지만 야권은 “특혜 퍼주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李, 앞뒤 안맞는 발언 논란
2012년 성남시장 재직 때
"투자 대비 수익률 29.2%" 발언
의혹 터지자 "고위험 고수익"
野 "특혜 퍼줘 저위험 고수익"
부동산업계 "성남시가 토지 수용
화천대유, 위험부담 작았다"
‘대장동 사업 리스크’ 논란
이재명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이라는 게 다 알다시피 ‘도 아니면 모’라서 금액은 수천억원이 왔다갔다 한다”며 “경기가 안 좋으면 그만큼 손실이 커지고 망하고 소위 쪽박을 차고 가문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김 의원은 대장동 개발이 이뤄진 2015년은 부동산시장에서 부정적 측면이 더 컸다고 강조했다. 그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만 2년 걸렸다”며 “모든 것이 원활하면 금방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지사도 14일 기자회견에서 화천대유 등의 고배당에 대해 “리스크 감수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야권에선 대장동 개발사업은 수익성이 보장돼 있었다고 보고 있다. 24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공개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의견 청취안’에 따르면 이 지사가 2012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대장동 도시개발에서 순이익 3137억300만원이 예상되며 투자 대비 수익률은 29.2%”라고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은 “대장동 개발은 ‘제로 리스크·하이 리턴’의 특혜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가 23일 공개한 2015년 1월 성남시의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에 따른 다른 법인에 대한 출자승인 검토보고’ 문건도 야권이 ‘저위험 고수익’을 주장하는 근거다. 이 문건에서 성남시는 “사업 타당성 용역 검토 결과 내부수익률(IRR) 6.66%, 경제성(B/C) 분석 1.03으로 종합적으로 사업 타당성이 있다”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동 출자자로 참여해 민간이 수익을 지나치게 우선시하지 않도록 하고 정상 추진을 위해 사업 전반을 관리·감독한다”고 적시했다. 대장동 개발의 높은 수익성을 예상하면서 시행사 이익을 제한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다. 특위 측은 “(대장동 개발은) 땅 짚고 헤엄치기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저위험 고수익 사업”
부동산 개발업계에 따르면 고위험 고수익이냐, 아니냐를 따지기 위해선 시행사가 △토지 수용 △개발 인허가 △분양률 등의 위험을 감수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통상 부동산 개발은 토지 수용 및 인허가 불발로 사업이 취소될 경우 시행사가 막대한 손실을 볼 위험이 크다. 사업 지연 여부도 변수다. 사업이 늦어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고, 금융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수익이 줄어든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업계는 대장동 개발은 민간 시행사의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진단했다. 민·관 합동 개발 형태였기 때문에 토지 수용과 개발 인허가 이슈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부동산 개발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른 시각도 있다. 화천대유 측이 정상적인 입찰을 통해 시행사로 선정됐다면 일방적인 특혜 의혹으로 몰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낙연 “토건비리 언제 알았나” 추궁
이날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집중 거론됐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에 토건비리 세력이 개입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점을 추궁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를 향해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을 모범적 공영개발이라고 치켜세우더니, 며칠 전부터는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성격을 규정했다”며 “수년 동안 몰랐다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해석해야 하냐”고 따졌다. 이 지사가 화천대유 등 대장동 개발 민간업체들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명쾌하게 해명하라는 취지다.이 지사는 이들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최초로 땅을 매입한 투기세력이 구속되면서 이들이 공중분해된 줄 알았다”며 “이 사람들이 금융기관 신탁을 통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는 점은 지난 17일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동훈/전범진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