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진출 안했는데…" 오징어 게임, 중국에서 역대급 인기? [연예 마켓+]
입력
수정
중국에서 역대급 반응 '오징어게임'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인기가 중국 대륙까지 덮쳤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중국에서 아직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불법다운로드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정식 서비스 지역 아닌데 어떻게 보나"
넷플릭스, 불법 다운로드 근절 의지
'오징어 게임'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을 걸고 목숨을 건 게임을 펼치는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17일 공개돼 공개 4일 만인 21일 미국과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등 22개국 넷플릭스에서 1위에 올랐다. 한국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드라마가 미국 넷플릭스 전체 1위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인 인기에 중국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24일 오후 5시 기준 '오징어게임' 해시태그는 18만5000회 언급됐고, 8억8000만 명이 게시물을 읽은 것으로 집계됐다.
'오징어게임'의 소개와 함께 극 중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오징어 게임에 대해 '1980년대 초반까지 한국에서 유행하던 게임으로, 원, 삼각형, 사각형으로 구성된 오징어 모양의 패턴에서 공격자와 수비수가 서로 마주 보는 게임'이라는 설명까지 더했다.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한 영상까지 등장했다. 극 중 등장하는 '뽑기' 로고에 여러 유명 브랜드 로고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홍보하는 곳도 등장했다. 집에서 직접 뽑기를 만드는 영상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중국의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 중국어로 '오징어게임'을 검색해도 수많은 영상들이 쉽게 나온다. '오징어게임' 줄거리를 소개하고, 리뷰를 하거나 패러디를 하는 등 인기를 엿볼 수 있다. 몇몇 영상은 조회수 70만회를 돌파했다. 문제는 중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더라도 중국어 자막이 없다는 점에서 중국어 자막이 입혀진 '오징어게임' 영상은 모두 불법 동영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에서 '오징어게임'이 아무리 흥해도 국내 제작사나 유통사인 넷플릭스에 떨어지는 경제적인 수익은 아무것도 없는 셈이다.
"중국의 불법 다운로드, 실시간으로 이뤄져"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이 한한령 전 국내 방영 일자까지 늦춰가면서 중국 내 심의를 먼저 받고, 중국 동시 방영을 진행한 건 불법 다운로드 때문이었다. 동시 방영을 하지 않을 경우 국내에서 방영과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음지로 유통되기 때문.한 제작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나오는 기사들까지 실시간으로 번역돼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된다"며 "나중에 정식 판권이 팔리면 이미 본 사람들은 다 본 상태라 흥행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역시 "한한령 이후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한국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막아버리면서 불법 다운로드가 더욱 성행하고 있다"며 "공들여 만든 고퀄리티 한국 드라마들이 너무 쉽게 도둑질당하는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KBS는 올해 5월 중국의 불법 동영상 서비스 앱을 통해 자사 드라마 '비밀의 남자'와 '여름아 부탁해'를 비롯해 한류 콘텐츠가 7억 회 이상 다운로드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콘텐츠 무단 사용을 중지시키고 그동안 불법적으로 이뤄진 콘텐츠 사용 대가를 배상받기로 했다.
하지만 KBS의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방송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2월 영화 '승리호' 불법 유통 및 다운로드 사례를 확인하고 "콘텐츠 불법 유출은 불행히도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라며 "넷플릭스를 비롯해 모든 콘텐츠사는 콘텐츠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는 전 세계의 다양한 모니터링 기관과 협력하며 불법 콘텐츠를 근절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징어게임'에 앞서 'D.P.', '스위트홈' 등 넷플릭스의 다른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와 관련한 중국의 불법 다운로드 정황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인 현재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남의 건 되고, 자국 건 안되고
중국 내 콘텐츠 불법 다운로드, 유통 등의 문제가 지적되는 건 수년 전부터 반복돼 왔다. 하지만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의 문제 제기에도 베끼기와 불법 유통은 이어져 오고 있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드라마는 중국에서도 곧바로 인기를 얻는다. '도깨비'가 전국을 강타했던 2016년엔 중국에서도 주인공 공유가 중국 웹 사이트에서 진행한 인기투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테스형' 열풍을 일으켰지만, 국내에서는 '다시보기' 조차 제공하지 않았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역시 중국 영상 플랫폼에 버젓이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자국 내 '대박' 드라마의 불법 유출에 대해서는 준엄한 법의 심판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공중파와 온라인 플랫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수사 드라마 '샤오헤이펑바오'(掃黑風暴)의 제작사인 텐센트는 영상이 불법 유출, 유통되자 저작권 침해로 공안에 신고했다. 당시 텐센트 측은 "누군가가 불법으로 드라마 전편을 판매 중인 사실을 발견했다"며"이는 방송 질서를 심각하게 교란하고 제작자 권리를 침해할 뿐 아니라 창작자에게 큰 상처를 입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 역시 1990년 저작권법이 제정된 후 올해 6월 1일부터 3차 개정안이 발효됐다.
중국은 지난달 연예계에 대한 대대적인 고강도 '홍색' 주제 조치를 시작했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8월 30일 '연예인 교육 관리와 도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진핑 사상 교육 강화와 함께 '민법과 저작권법, 세법 교육을 강화해 준법정신을 키우라'는 조항을 첨부했다. 중국 공산당의 규제가 자국의 불법 콘텐츠 유통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