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강간 미수범에 이색 명령…"6개월간 여성 옷 빨아라"

보석 조건으로 여성 2000명 옷 세탁·다림질
불구속 상태서 재판, 형사처벌도 받을 예정
인도 법원이 20대 강간 미수범에게 6개월간 마을 여성들의 옷을 무료로 세탁할 것을 명령했다. 사진은 성폭력 항의 시위를 하는 인도 여성들. /사진=연합뉴스
인도 법원이 20대 강간 미수범에게 6개월간 마을 여성들의 옷을 무료로 세탁할 것을 명령했다.

24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비하르주 법원은 지난 22일 강간 미수범 랄란 쿠마르(20)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이는 대신 6개월간 같은 마을에 사는 여성 2000명의 옷을 무료로 세탁하고 다림질하라고 명령했다. 세탁업 종사자인 쿠마르는 지난 4월 강간 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의 이 같은 명령으로 쿠마르는 여성들의 옷을 빨기 위핸 세제도 자비로 구매해야 하고, 빨래와 다림질을 성실히 수행하는지 마을 자치회장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

나시마 카툰 마을 자치회장은 "마을의 모든 여성은 법원의 결정에 만족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여성에 대한 존경심을 높이고, 존엄성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국가범죄기록국(NCRB)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인도에서는 2만8046건의 강간 사건이 보고됐다. 이는 하루 평균 77건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신고되지 않은 사건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쿠마르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마을 여성들의 옷을 세탁, 다림질하는 것은 물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 형사처벌도 받아야 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