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증시 답답해"…3배 레버리지 ETF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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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심해지자 ETF 매수세지지부진한 장세가 펼쳐지자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세 배 수익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려들고 있다.
나스닥 3배 추종 'TQQQ' 1위
4위엔 'SPDR S&P500' 차지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이 최근 한 달(8월 24일~9월 23일)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에 PROSHARES ULTRAPRO QQQ ETF가 이름을 올렸다. 한 달 동안 1억6462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이 ETF는 나스닥100지수 등락에 따라 세 배의 수익 혹은 손실이 나는 구조다. 일반적인 투자를 통해 과거처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고위험 레버리지 ETF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나스닥지수가 우상향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투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달 초부터 주춤한 흐름을 보이던 나스닥지수는 한 달간 0.22% 오르는 데 그쳤다.개별 종목 투자보다 안정성이 높은 ETF로 투자자가 몰려드는 경향도 나타났다. 순매수 4위엔 ‘SPY’로 알려진 SPDR S&P500 ETF가 포진했다. S&P500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나스닥100지수에 투자하는 INVESCO QQQ 트러스트 SRS 1 ETF(6위)가 뒤를 이었다. 미국 달러 표시 투자 등급 회사채로 구성된 지수에 투자하는 iShares iBoxx USD Investment Grade Corporate Bond ETF도 상위권(5위)에 올랐다.
미국 대표 빅테크인 구글 지주사 알파벳은 개별 종목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꼽혔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한 달 동안 PROSHARES ULTRAPRO QQQ ETF에 이어 알파벳 주식을 1억3776만달러가량 순매수했다. 박스권 장세에서 가장 믿을 만한 미국 대표 주식에 투자자가 몰려든 셈이다. 알파벳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3위·1억405만달러)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들었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업체 루시드 또한 서학개미의 포트폴리오에 대거 포함됐다. 네덜란드 반도체장비업체 ASML(8위)도 애플(10위)보다 높은 순위에 올랐다. 서학개미들은 공모가(35달러)는 물론 30달러 선까지 내준 쿠팡(11위·2863만달러)을 적극 매수했다. 정부 규제 이슈로 카카오 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주가 부진한 틈을 타 투자에 나선 모습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