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바백스, WHO에 백신 긴급사용 신청…SK바사 위탁생산 탄력

2~8도 보관…운반 쉽고 가격 싸
한국, 이미 4000만 회분 확보
기술이전 받아 대량생산 가능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세계보건기구(WHO)에 자사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노바백스 백신은 한국도 4000만 회분을 확보하고 있다. 긴급 사용이 승인되면 위탁생산(CMO)을 맡은 SK바이오사이언스도 백신 생산에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바백스는 사업 파트너인 인도 백신 제조사 세럼인스티튜트(SII)와 함께 WHO에 자사 백신의 긴급 사용 심사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노바백스 백신은 보관이 편리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영하 20~70도에서 유통해야 하는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달리 일반 냉장고 수준인 2~8도에서도 보관이 가능하다. 가격은 16달러(약 1만8800원) 수준으로 19.5달러(약 2만3000원)인 화이자 백신보다 싸다.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예방 효과는 90%에 달했다.

이런 이유로 노바백스 백신은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개발도상국과 저소득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는 “노바백스 백신이 WHO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으면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해 배분될 수 있다”며 “노바백스가 이미 코백스에 백신 11억 회 분량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노바백스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단순 CMO가 아닌, 기술 이전을 받아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4000만 회분을 선구매 계약한 한국으로선 노바백스 백신이 승인되면 백신 수급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얘기다. 노바백스 백신은 당초 올 3분기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무산됐다. 앞으로 국내 공급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앞서 노바백스는 미국에서 승인이 늦어지자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개발도상국에서 먼저 백신 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올해 4분기 백신 사용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60~70%에 달하고 세계적으로 백신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1년 안에 코로나가 종식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스위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업체들이 생산을 확대하면서 1년 안에 지구상에 있는 모든 이들이 접종 가능할 정도로 충분한 백신 물량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이 1~3년마다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는 독감과 비슷하게 백신 접종을 하고 지내든지 아니면 백신을 맞지 않고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든지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