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매물이 없지…"양도세 비과세 12억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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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비과세 9억→12억원 올리는 안, 국회 계류
시장에선 "비과세 기준 상향될 때까지 매도 미루겠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한 여러가지 부동산 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하고 있지만 집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세까지 겹치며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지만 매도자들은 각종 이유로 매매를 미루고 있어서다. 집값이 더 오를까하는 기대감이 큰 데다가 특히 9억~12억원선 주택을 보유한 집주인들은 양도세 비과세가 적용되는 시점에 매도를 고려해보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이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결국 '거래절벽'에 가깝게 매매가 뚝 끊겼다.
양도세 비과세 9억→12억…언제 바뀌나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회에는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준금액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는 개정안이 계류된 상태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상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그 사이 시장에서 매물 잠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하루평균 매물은 이날 기준 3만841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만8958건에 이어 두 달 연속 4만 건을 밑돌았다.
서울 상도동에 위치한 D중개업소 대표는 “안그래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매물이 급감하고 있는데 갈아타기를 원하는 1주택자들까지 양도세 비과세 상향 시점을 기다리고 있으니 시장에 나올 물건이 없다”며 “최근 11억원대 매물이 하나 나왔는데 하루만에 매도가 이뤄졌다. 더 놀라운 건 인근 몇몇 중개업소에서 집주인에게 값을 더 받아줄테니 계약을 파기하고 배액배상을 한 후 새로 계약하자고 권유할 정도로 매수세가 강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늘어난 양도세에…납세자 불만은 폭주
그 사이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는 0.21%오르며 7주 연속 0.2%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보면 성북구 하월곡동에선 ‘래미안월곡’ 전용 84㎡는 호가 12억원에 다다랐다. 지난 7월 10억4700만원에 거래된 지 두 달 만에 호가가 1억5000만원 넘게 뛰었다. 12억원대 이하 주택부터 매도가 막히니 그 이상 값을 받는 고가 아파트들도 줄줄이 신고가다. 지난 2월 신고가인 13억5000만원에 팔린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 전용 59㎡ 호가도 14억7000만~15억원까지 뛴 상태다. 강남구에선 압구정동 현대아파트4차(전용면적 117.9㎡)는 지난 5월13일 41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전 최고가인 40억3000만원보다 1억4500만원이 상승했다. 또 현대아파트1차(전용면적 196.21㎡)는 지난 4월15일 63억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실거래가 51억5000만원보다 10억원 이상 올랐다.양도세 관련 서면질의 건수는 2016년 1040건, 2017년 1056건, 2018년 1779건, 2019년 1763건으로 1000건대 수준이었다가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3.9% 늘어 3000건을 넘었다. 올해는 6월까지 2863건이 접수돼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접수 건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