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부터 금융맨까지…4대 거래소 CEO 각양각색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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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IT 업계 베테랑4대 암호화폐거래소는 서비스만 놓고 보면 엇비슷하지만 경영전략과 기업문화 면에서는 차이점이 많다.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스타일과 이력도 제각각이다.
허백영, 씨티은행·ING 거쳐
차명훈, 화이트 해커 출신
오세진, 외국계 금융사 근무
업비트 운영업체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55)는 정보기술(IT) 업계의 베테랑 경영인이다. 네이버 미국법인 대표, 카카오 대표, 중앙일보 디지털총괄 등을 거쳐 2017년 두나무 CEO로 영입됐다. 미국 변호사 출신이기도 한 그는 연륜과 경험에서 다른 거래소 CEO를 압도한다. 이 대표는 옛 다음카카오의 감청 논란 등 IT 기업이 겪을 수 있는 민감한 이슈를 많이 경험해봤다. 업비트가 급성장하고 제도권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각종 ‘규제 리스크’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대 거래소 중 가장 늦은 2017년 문을 열었지만 올 들어 압도적 1위 자리를 굳혔다.코인원 창업자 차명훈 대표(32)는 4대 거래소 중 유일하게 최대주주가 대표이사까지 맡고 있는 사례다. 업비트는 창업자 송치형 의장, 빗썸은 지주사 빗썸홀딩스, 코빗은 넥슨 지주사 NXC가 각각 최대주주다.
차 대표는 포스텍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화이트 해커 출신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 아버지가 쓰던 컴퓨터를 접하면서 프로그래밍에 푹 빠졌다고 한다. 대학생 시절 국내외 해킹 대회에서 여러 차례 입상한 그는 2014년 창업한 코인원의 강점으로도 ‘보안’을 내세우고 있다. 차 대표는 지난달 출범한 빗썸·코인원·코빗의 합작법인 코드(CODE)의 초대 대표도 맡았다. 코드는 세 회사가 따로따로 개발하던 트래블 룰 시스템을 연동해 통합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차 대표는 개발자 경험을 살려 합작법인의 기반을 닦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허백영 빗썸코리아 대표(45)는 씨티은행·캐피탈, ING은행·증권 등에서 준법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2017년 빗썸코리아로 옮겨 이듬해 4~12월 대표를 지냈고, 지난해 5월부터 두 번째로 대표를 맡고 있다. 빗썸과 업비트는 점유율 1위를 놓고 치열하게 다퉈온 ‘맞수’ 관계다.오세진 코빗 대표(34)는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서울지점 등을 거쳤다. 2019년 코빗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합류해 지난해 CEO에 올랐다. 코빗은 2013년 설립된 ‘국내 최초 암호화폐거래소’라는 상징성이 있는 업체다. 코인을 많이 상장하지 않는 보수적 정책을 유지했는데, NXC 차원의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