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들고 인증샷'…카불 관광·SNS에 빠진 젊은 탈레반

국방장관 대행, 최근 경고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젊은 대원들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관광명소에서 여가를 즐기는 한편 외모 가꾸기, 소셜미디어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탈레반 수뇌부는 이들의 기강이 해이해졌다고 보고 일련의 행동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지널(WSJ)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차지한 이후 카불에는 젊은 탈레반 대원 수천 명이 배치됐다. 대도시 거주 경험이 없는 이들은 근무 외 시간에 카불의 놀이공원과 동물원, 호수 등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 다른 지역에 배치된 탈레반 대원들도 카불로 관광여행을 오고 있다. 탈레반 대원들은 유행하는 옷과 선글라스, 운동화를 신고 카불 거리를 누비고 있다. 일부는 교통규칙을 어기고 카불 도로를 질주하기도 한다.

탈레반 수뇌부는 대원들의 ‘일탈’을 제한하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국방장관 대행을 맡고 있는 물라 모하마드 야쿠브는 지난 23일 대원들에게 업무에 충실할 것을 권고하면서 “순교자들의 희생으로 얻은 성과를 훼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야쿠브는 과도한 셀카 촬영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대원들이 탈레반의 고위인사를 만났을 때 셀카를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어 고위급들의 안전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최근 이슬람 율법에 맞는 차림을 하라고 덧붙였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