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앞으로 며칠은 격렬한 시간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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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원래 주식 투자자에게 불안한 달입니다. 9월보다 10월이 더 그렇습니다. 증시 통계를 찾아보면 뉴욕 증시 역사상 가장 많이 내린 날 10일 가운데 4일이 10월에 있습니다. 그 유명한 블랙먼데이가 1987년 10월19일입니다. 다우 존스 지수가 하루에 22% 내렸었죠. 그리고 대공항 때인 1929년 10월에도 여러차례 10% 넘게 떨어졌었습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도 통상 9월부터 10월까지 치솟습니다.하필이면 올해도 10월 초입부터 여러가지 불안한 일들이 많습니다. 지난 22일 미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꿈틀대는 국채 금리도 심상치않고, 중국의 헝다그룹 사태도 계속 걱정꺼리로 남아있습니다. 여기에 10월1일 미국 연방정부 폐쇄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10월 중 '어느 시점'에 부채한도 이슈로 인해 채무 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도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과거 사례를 보면 연방정부 폐쇄는 뉴욕 증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채한도 이슈는 다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한다면 Fed가 부도가 난 국채를 매입하고 대신 Fed가 소유한 국채(만기가 남은)를 매도하는 옵션을 꺼낼 수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2013년 부채한도 상향으로 시끄러울 때 Fed가 그런 방안을 검토했었고, 당시 제롬 파월 이사와 재닛 옐런 이사, 존 윌리엄스 당시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현 뉴욕연은 총재),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연방은행 총재 등을 포함한 FEd 이사들이 이에 대해 "혐오스럽고 역겨운 조치지만, 이러한 조치를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들이 이런 옵션을 혐오스럽다고 한 건 Fed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칠 수 있는데다, 이런 계획이 나오면 미 의회가 부채한도를 높여야할 시급함을 덜 느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는 황당할 수 있습니다. 손발이 묶인 미 재무부를 대신해 Fed가 국채를 갚아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주목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사를 쓴 이는 닉 티미라오스 기자입니다. 지난 10일 "Fed가 9월에 테이퍼링을 강력히 시사하고, 11월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결정하고 즉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쓴 기자이죠. 통상 이런 기사를 언론계 전문용어로 '애드벌룬'이라고 합니다. 정부 같은 곳에서 어떤 정책을 추진하면서 반등이 궁금할 때 통상 '믿을 수 있는' 기자에게 넌지시 알려줍니다. 그리고 기사가 나가면 사회적 반응이 나타납니다. 반응이 좋지 않으면 정책을 중단하고, 반응이 좋으면 정책을 발표하면 됩니다. 지난 10일자 기사도 시장이 놀라지 않았고, Fed는 22일 FOMC에서 시나리오 대로 11월 테이퍼링을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지금 Fed는 부도난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부채한도 상향 이슈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이목이 워싱턴DC로 집중된 가운데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민주당)은 지난 토요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번 주 인프라 법안과 임시예산안 등을 통과시켜야한다며 "앞으로 며칠은 격렬한 시간이 될 것"(The next few days will be a time of intensity)이라고 밝힌 겁니다. 이번주 얼마나 격렬한 시간이 될까요? 한경TV의 '굿모닝 한경 글로벌마켓'과 인터뷰한 내용을 싣습니다.
질문1> 지난 금요일 마감한 미 증시는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습니다만, 금리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였습니다.
지난 24일 뉴욕 증시의 투자자들은 전날과 달리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중국의 헝다 문제, 다가오는 연방정부 폐쇄 및 부채한도 상향 이슈 등도 있지만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한 건 금리 움직임이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3일 12bp나 뛰면서 지난 2월 이후 하루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데 이어 24일에도 올랐습니다. 2bp(1bp=0.01%포인트) 올라 1.459%에 마감된 겁니다. 지난 22일 1.31%에서 이틀 만에 1.46%까지 치솟은 겁니다. 30년물 수익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날 1.992%까지 올라 2% 선에 육박했습니다. 이틀 전만 해도 1.8% 초반에 머물렀지요. 기준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5년물은 1%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올해 최고 수준입니다.금리가 급등하자 증시에서는 에너지, 금융 등 경기민감주와 가치주가 상승하고 기술주들이 주춤대고 있습니다. 지난 1~3월 금리가 급등했던 당시도 그랬었지요.
월가에서는 너무 낮았던 금리, 그리고 테이퍼링이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은 자연스러운데, 문제는 속도라고 지적합니다. 너무 빠르다는 것이죠. 이런 속도라면 올해 고점인 1.75%에 금세 도달할 수도 있는데 그쯤 되면 투자자들은 상당히 긴장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가장 큰 금리 급등의 배경은 Fed입니다. 그동안 역대급 완화정책을 펼치던 Fed가 지난 FOMC에서 약간 매파적 모습을 보였다는 겁니다. 이는 통화정책 주기가 그동안 완화에서 긴축으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고 내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벌써 2022년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채권을 팔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Fed가 바뀐 건 인플레이션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탓으로 보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고용이 거의 테이퍼링 기준을 충족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제부터는 인플레이션을 신경쓰겠다는 우회적 발언으로 분석됩니다. 그리고 테이퍼링도 내년 중반까지 6~8개월 만에 끝내겠다고 했는데 이는 지난 2014년 첫 테이퍼링 때(10개월)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자산매입을 줄이겠다는 뜻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페덱스와 나이키는 공급망 혼란이 지속되고, 비용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각각 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내놓아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질문2> 그렇다면 향후 금리 추이를 잘 지켜봐야겠네요. 이런 상황에서 다음 주 10월1일 연방정부가 폐쇄될지, 부채한도 상한 이슈가 해결될지 결론이 날텐데요. 이게 금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궁금합니다. 이번 주 투자자들이 유념해야할 이슈와 이벤트도 알려주세요.
이번주 투자자들의 눈길은 워싱턴DC에 쏠려있습니다. 의회에서 막바지 논의중인 법안 세 개의 처리 결과에 따라 연방정부가 폐쇄되면서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10월부터 새 회계연도가 시작하는데, 그 전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폐쇄될 수 있습니다. 또 10월 중 어느 시점까지 부채한도가 상향되거나 유예되지 않으면 일부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지난주 오는 12월까지 돈을 쓸 수 있게하는 임시예산안과 내년 12월까지 부채한도를 유예하는 법안을 만들어 통과시켰습니다. 그리고 상원에 보내 놓았습니다. 상원은 민주당 50, 공화당 50으로 나뉜 상태인데, 공화당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수단을 통해 의사진행을 고의로 방해하는 것)를 통해 통과를 막을 계획입니다. 이대로라면 연방정부 폐쇄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공화당이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고 민주당 의원들이 '알아서' 통과시키게 놔둘 가능성이 있기는 합니다. 그건 공화당이 민주당과 함께 만들어 지난 8월초 상원을 통과시켰던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초당적 인프라 법안이 이번주 하원에서도 통과될 경우입니다.
이 1조2000억 달러 법안은 지금 민주당 진보파에게 발목 잡혀 있습니다. 교육, 보육, 의료, 기후변화 등 자신들의 핵심 안건을 담은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예산안(사회복지 패키지)과 함께 표결에 부칠 경우에만 찬성하겠다는 것입니다. 즉 사회복지 패키지가 안되면, 둘 다 안되도록 하겠다는 것인데요. 현재 3조5000억 달러 사회복지 패키지엔 공화당은 당연히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 내 중도파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민주당 중도파와 진보파 간의 합의가 먼저 필요한 상황입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토요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주에 세 법안을 모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앞으로 며칠은 격렬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실제 하원 예산위원회는 지난 토요일에도 열심히 일해 사회복지 패키지 초안을 만들어 본회의에 넘겼습니다. 물론 예산위원회 내의 공화당 의원 16명은 전원 반대했지요.펠로시 의장은 26일 아침에는 ABC에 출연해 여러 가지를 밝혔습니다.
①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초당적 인프라 법안이 이번 주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
② 표결은 원래 27일에서 연기될 수 있다.
③ 3조5000억 달러 예산안은 당초보다 규모가 줄어들 것이 자명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번 주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민주당내 진보파들이 벌써 반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상원에 가있는 '임시예산안+부채한도 유예안'은 공화당 반대로 통과되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비해 민주당 지도부는 공화당이 찬성하는 임시예산안만을 따로 만들어 표결에 부치는 방안도 준비중으로 알려졌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연방정부 폐쇄는 어떻게든 막겠다는 것이죠.
펠로시 의장은 공화당이 어느 정도 책임을 지고 부채 한도 인상에 동참하기를 여전히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부는 계속 열려 있어야하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만약 임시예산안만이 통과된다면, 부채한도 상한 이슈가 10월중 통과될 가능성은 더 낮아집니다.(골드만삭스) 이는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10월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11년 부채한도 상향이 지연되자 당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습니다. 그리고 그 여파로 S&P500지수는 한 때 18% 이상 폭락했었습니다.
이번 주 중국의 헝다그룹 사태도 지속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은 적다해도, 중국의 경제성장을 크게 둔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에는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28, 29일 의회 증언에 나서는 것을 포함해 Fed 인사들이 10여 차례 공개 발언에 나섭니다. 워낙 Fed 통화정책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워낙 이벤트가 많다보니 경제지표가 뒤로 밀리는데요. △27일 내구재 수주 △28일 소비자신뢰지수와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30일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1일 개인소비지출(PCE),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이 발표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8월 PCE 물가입니다. 월가는 근원 PCE 물가 기준으로 지난 7월과 같은 전월대비 0.3%, 전년대비 3.6% 수준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8월 CPI는 정점을 지나는 모습이었는데, Fed가 가장 중요한 물가지표로 쓰고 있는 근원 PCE 물가에서도 정점을 치고 내려오는 모습이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하지만 주목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사를 쓴 이는 닉 티미라오스 기자입니다. 지난 10일 "Fed가 9월에 테이퍼링을 강력히 시사하고, 11월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결정하고 즉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쓴 기자이죠. 통상 이런 기사를 언론계 전문용어로 '애드벌룬'이라고 합니다. 정부 같은 곳에서 어떤 정책을 추진하면서 반등이 궁금할 때 통상 '믿을 수 있는' 기자에게 넌지시 알려줍니다. 그리고 기사가 나가면 사회적 반응이 나타납니다. 반응이 좋지 않으면 정책을 중단하고, 반응이 좋으면 정책을 발표하면 됩니다. 지난 10일자 기사도 시장이 놀라지 않았고, Fed는 22일 FOMC에서 시나리오 대로 11월 테이퍼링을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지금 Fed는 부도난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부채한도 상향 이슈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이목이 워싱턴DC로 집중된 가운데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민주당)은 지난 토요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번 주 인프라 법안과 임시예산안 등을 통과시켜야한다며 "앞으로 며칠은 격렬한 시간이 될 것"(The next few days will be a time of intensity)이라고 밝힌 겁니다. 이번주 얼마나 격렬한 시간이 될까요? 한경TV의 '굿모닝 한경 글로벌마켓'과 인터뷰한 내용을 싣습니다.
질문1> 지난 금요일 마감한 미 증시는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습니다만, 금리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였습니다.
지난 24일 뉴욕 증시의 투자자들은 전날과 달리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중국의 헝다 문제, 다가오는 연방정부 폐쇄 및 부채한도 상향 이슈 등도 있지만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한 건 금리 움직임이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3일 12bp나 뛰면서 지난 2월 이후 하루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데 이어 24일에도 올랐습니다. 2bp(1bp=0.01%포인트) 올라 1.459%에 마감된 겁니다. 지난 22일 1.31%에서 이틀 만에 1.46%까지 치솟은 겁니다. 30년물 수익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날 1.992%까지 올라 2% 선에 육박했습니다. 이틀 전만 해도 1.8% 초반에 머물렀지요. 기준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5년물은 1%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올해 최고 수준입니다.금리가 급등하자 증시에서는 에너지, 금융 등 경기민감주와 가치주가 상승하고 기술주들이 주춤대고 있습니다. 지난 1~3월 금리가 급등했던 당시도 그랬었지요.
월가에서는 너무 낮았던 금리, 그리고 테이퍼링이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은 자연스러운데, 문제는 속도라고 지적합니다. 너무 빠르다는 것이죠. 이런 속도라면 올해 고점인 1.75%에 금세 도달할 수도 있는데 그쯤 되면 투자자들은 상당히 긴장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가장 큰 금리 급등의 배경은 Fed입니다. 그동안 역대급 완화정책을 펼치던 Fed가 지난 FOMC에서 약간 매파적 모습을 보였다는 겁니다. 이는 통화정책 주기가 그동안 완화에서 긴축으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고 내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벌써 2022년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채권을 팔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Fed가 바뀐 건 인플레이션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탓으로 보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고용이 거의 테이퍼링 기준을 충족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제부터는 인플레이션을 신경쓰겠다는 우회적 발언으로 분석됩니다. 그리고 테이퍼링도 내년 중반까지 6~8개월 만에 끝내겠다고 했는데 이는 지난 2014년 첫 테이퍼링 때(10개월)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자산매입을 줄이겠다는 뜻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페덱스와 나이키는 공급망 혼란이 지속되고, 비용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각각 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내놓아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질문2> 그렇다면 향후 금리 추이를 잘 지켜봐야겠네요. 이런 상황에서 다음 주 10월1일 연방정부가 폐쇄될지, 부채한도 상한 이슈가 해결될지 결론이 날텐데요. 이게 금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궁금합니다. 이번 주 투자자들이 유념해야할 이슈와 이벤트도 알려주세요.
이번주 투자자들의 눈길은 워싱턴DC에 쏠려있습니다. 의회에서 막바지 논의중인 법안 세 개의 처리 결과에 따라 연방정부가 폐쇄되면서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10월부터 새 회계연도가 시작하는데, 그 전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폐쇄될 수 있습니다. 또 10월 중 어느 시점까지 부채한도가 상향되거나 유예되지 않으면 일부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지난주 오는 12월까지 돈을 쓸 수 있게하는 임시예산안과 내년 12월까지 부채한도를 유예하는 법안을 만들어 통과시켰습니다. 그리고 상원에 보내 놓았습니다. 상원은 민주당 50, 공화당 50으로 나뉜 상태인데, 공화당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수단을 통해 의사진행을 고의로 방해하는 것)를 통해 통과를 막을 계획입니다. 이대로라면 연방정부 폐쇄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공화당이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고 민주당 의원들이 '알아서' 통과시키게 놔둘 가능성이 있기는 합니다. 그건 공화당이 민주당과 함께 만들어 지난 8월초 상원을 통과시켰던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초당적 인프라 법안이 이번주 하원에서도 통과될 경우입니다.
이 1조2000억 달러 법안은 지금 민주당 진보파에게 발목 잡혀 있습니다. 교육, 보육, 의료, 기후변화 등 자신들의 핵심 안건을 담은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예산안(사회복지 패키지)과 함께 표결에 부칠 경우에만 찬성하겠다는 것입니다. 즉 사회복지 패키지가 안되면, 둘 다 안되도록 하겠다는 것인데요. 현재 3조5000억 달러 사회복지 패키지엔 공화당은 당연히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 내 중도파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민주당 중도파와 진보파 간의 합의가 먼저 필요한 상황입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토요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주에 세 법안을 모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앞으로 며칠은 격렬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실제 하원 예산위원회는 지난 토요일에도 열심히 일해 사회복지 패키지 초안을 만들어 본회의에 넘겼습니다. 물론 예산위원회 내의 공화당 의원 16명은 전원 반대했지요.펠로시 의장은 26일 아침에는 ABC에 출연해 여러 가지를 밝혔습니다.
①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초당적 인프라 법안이 이번 주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
② 표결은 원래 27일에서 연기될 수 있다.
③ 3조5000억 달러 예산안은 당초보다 규모가 줄어들 것이 자명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번 주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민주당내 진보파들이 벌써 반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상원에 가있는 '임시예산안+부채한도 유예안'은 공화당 반대로 통과되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비해 민주당 지도부는 공화당이 찬성하는 임시예산안만을 따로 만들어 표결에 부치는 방안도 준비중으로 알려졌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연방정부 폐쇄는 어떻게든 막겠다는 것이죠.
펠로시 의장은 공화당이 어느 정도 책임을 지고 부채 한도 인상에 동참하기를 여전히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부는 계속 열려 있어야하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만약 임시예산안만이 통과된다면, 부채한도 상한 이슈가 10월중 통과될 가능성은 더 낮아집니다.(골드만삭스) 이는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10월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11년 부채한도 상향이 지연되자 당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습니다. 그리고 그 여파로 S&P500지수는 한 때 18% 이상 폭락했었습니다.
이번 주 중국의 헝다그룹 사태도 지속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은 적다해도, 중국의 경제성장을 크게 둔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에는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28, 29일 의회 증언에 나서는 것을 포함해 Fed 인사들이 10여 차례 공개 발언에 나섭니다. 워낙 Fed 통화정책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워낙 이벤트가 많다보니 경제지표가 뒤로 밀리는데요. △27일 내구재 수주 △28일 소비자신뢰지수와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30일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1일 개인소비지출(PCE),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이 발표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8월 PCE 물가입니다. 월가는 근원 PCE 물가 기준으로 지난 7월과 같은 전월대비 0.3%, 전년대비 3.6% 수준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8월 CPI는 정점을 지나는 모습이었는데, Fed가 가장 중요한 물가지표로 쓰고 있는 근원 PCE 물가에서도 정점을 치고 내려오는 모습이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