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스파이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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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로 보는 세계정세·86세대의 민주주의
▲ 스파이 세계사 = 크리스토퍼 앤드루 지음. 박동철 옮김.
근현대사를 전공한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인 저자가 지난 3천 년 동안 일어났던 숨은 정보활동을 발굴하고 재구성한 책. 모세와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으로 스파이들을 보내는 이야기에서부터 '9·11' 테러 공격이 일어난 배경과 뒷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정보 역사를 3권으로 엮었다. 정보공작의 첫 번째 임무는 공개된 출처에서 얻을 수 없는 첩보를 은밀하게 입수하는 것으로 예로부터 정보활동은 비밀공작을 수행하기 위해 기만에서부터 암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저자는 고대에는 서양보다 동양에서 정보활동의 중요성과 역할을 더 잘 이해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했다고 설명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군사 작전을 수행할 때 단순히 점술과 징조에 의존했지만, 고대 중국과 인도 아대륙에서는 '손자병법'과 '아르타샤스트라'라는 책을 통해 정보 기반의 전쟁을 위한 선견지명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중세에는 체제 전복에 대응하는 활동이 펼쳐졌다.
저자는 종교적 이단을 근절하기 위해 자행된 가톨릭의 종교재판이 오늘날 일당독재 국가의 보안·정보기관에서 사용되는 심문 방법의 효시라고 분석한다.
20세기 심문관들이 쓰던 일부 심문 방법은 수 세기 전에 성직자 재판관들이 고안한 것으로, 9·11 이후 미국 심문관들이 알카에다 간부로부터 정보를 캐내기 위해 사용한 물고문 역시 500년 전 스페인 종교재판에서 고안된 기법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정보활동에 대한 장기적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책을 통해 강조한다.
일례로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 기간에는 서방 정보기관이 나치와 공산주의 이념에 정통했기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반면, 20세기 말의 서방은 이슬람 근본주의의 주장과 종교적 극단주의의 정치력에 대해 무지했기에 9·11 테러를 당했다고 분석한다.
제Ⅰ권은 기원전 1300년경 모세의 이야기부터 17세기 영국 구교도들의 음모 사건까지 다룬다. 제Ⅱ권은 17세기 후반 프랑스 루이 14세 시대부터 제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의 정보활동을, 제Ⅲ권은 제1차 세계대전부터 9·11 테러까지의 정보활동을 서술한다.
한울엠플러스. 제Ⅰ권 384쪽. 제Ⅱ권 408쪽. 제Ⅲ권 408쪽. ▲ 지리로 보는 세계정세 =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정상천 옮김.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자인 저자가 '권력, 지리, 정체성'이란 세 가지 열쇠를 통해 세상의 분쟁을 설명한 책.
저자는 기존 세계정치 분위기를 이끌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자유주의는 이상주의와 연결되지만, 2010년대 이래로 세계 경제의 침체를 탈피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했고 대중은 그들의 이상에 대한 희망을 잃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따라서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강조하는 현실주의자들의 영향력이 커진 것이 요즘의 세계정세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책은 지리학을 토대로 40여 개국의 전쟁과 분쟁, 군사 안보, 강대국 간 경쟁, 육상 및 해상 분쟁, 무역 및 투자, 사상과 문화, 대중문화와 소프트파워, 인권과 개인의 안전 등을 서술한다.
산지니. 384쪽. 2만2천 원. ▲ 86세대의 민주주의 = 민경우 지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사무처장을 10년간 지냈으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3차례 수감됐다가 중도 성향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저자가 쓴 86세대의 민주화운동 복원기.
저자는 비판적 시각으로 주사파 운동권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책은 민주화운동의 전개 과정, 대중운동, 운동권 민주주의의 사상적 토대인 주사파의 뿌리 등을 다룬다.
저자는 책을 집필한 이유로 "과거를 정직하게 기록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민주화 운동을 기록한 영화나 소설 등이 창작물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저자는 대표적 사례로 한민전을 언급한다.
저자는 "한민전은 1985년 7월, 통일혁명당 후신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조직이 한민전이다.
한민전은 황해도 해주에 자리 잡은 북한의 선전 도구로, 라디오방송을 송출했다.
불행하게도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학생 운동을 했던 학생들 상당수가 여기에 빠져들었다.
한민전을 빼놓고는 민주화 운동사를 온전히 복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인문공간. 280쪽. 2만 원. /연합뉴스
▲ 스파이 세계사 = 크리스토퍼 앤드루 지음. 박동철 옮김.
근현대사를 전공한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인 저자가 지난 3천 년 동안 일어났던 숨은 정보활동을 발굴하고 재구성한 책. 모세와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으로 스파이들을 보내는 이야기에서부터 '9·11' 테러 공격이 일어난 배경과 뒷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정보 역사를 3권으로 엮었다. 정보공작의 첫 번째 임무는 공개된 출처에서 얻을 수 없는 첩보를 은밀하게 입수하는 것으로 예로부터 정보활동은 비밀공작을 수행하기 위해 기만에서부터 암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저자는 고대에는 서양보다 동양에서 정보활동의 중요성과 역할을 더 잘 이해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했다고 설명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군사 작전을 수행할 때 단순히 점술과 징조에 의존했지만, 고대 중국과 인도 아대륙에서는 '손자병법'과 '아르타샤스트라'라는 책을 통해 정보 기반의 전쟁을 위한 선견지명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중세에는 체제 전복에 대응하는 활동이 펼쳐졌다.
저자는 종교적 이단을 근절하기 위해 자행된 가톨릭의 종교재판이 오늘날 일당독재 국가의 보안·정보기관에서 사용되는 심문 방법의 효시라고 분석한다.
20세기 심문관들이 쓰던 일부 심문 방법은 수 세기 전에 성직자 재판관들이 고안한 것으로, 9·11 이후 미국 심문관들이 알카에다 간부로부터 정보를 캐내기 위해 사용한 물고문 역시 500년 전 스페인 종교재판에서 고안된 기법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정보활동에 대한 장기적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책을 통해 강조한다.
일례로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 기간에는 서방 정보기관이 나치와 공산주의 이념에 정통했기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반면, 20세기 말의 서방은 이슬람 근본주의의 주장과 종교적 극단주의의 정치력에 대해 무지했기에 9·11 테러를 당했다고 분석한다.
제Ⅰ권은 기원전 1300년경 모세의 이야기부터 17세기 영국 구교도들의 음모 사건까지 다룬다. 제Ⅱ권은 17세기 후반 프랑스 루이 14세 시대부터 제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의 정보활동을, 제Ⅲ권은 제1차 세계대전부터 9·11 테러까지의 정보활동을 서술한다.
한울엠플러스. 제Ⅰ권 384쪽. 제Ⅱ권 408쪽. 제Ⅲ권 408쪽. ▲ 지리로 보는 세계정세 =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정상천 옮김.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자인 저자가 '권력, 지리, 정체성'이란 세 가지 열쇠를 통해 세상의 분쟁을 설명한 책.
저자는 기존 세계정치 분위기를 이끌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자유주의는 이상주의와 연결되지만, 2010년대 이래로 세계 경제의 침체를 탈피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했고 대중은 그들의 이상에 대한 희망을 잃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따라서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강조하는 현실주의자들의 영향력이 커진 것이 요즘의 세계정세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책은 지리학을 토대로 40여 개국의 전쟁과 분쟁, 군사 안보, 강대국 간 경쟁, 육상 및 해상 분쟁, 무역 및 투자, 사상과 문화, 대중문화와 소프트파워, 인권과 개인의 안전 등을 서술한다.
산지니. 384쪽. 2만2천 원. ▲ 86세대의 민주주의 = 민경우 지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사무처장을 10년간 지냈으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3차례 수감됐다가 중도 성향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저자가 쓴 86세대의 민주화운동 복원기.
저자는 비판적 시각으로 주사파 운동권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책은 민주화운동의 전개 과정, 대중운동, 운동권 민주주의의 사상적 토대인 주사파의 뿌리 등을 다룬다.
저자는 책을 집필한 이유로 "과거를 정직하게 기록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민주화 운동을 기록한 영화나 소설 등이 창작물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저자는 대표적 사례로 한민전을 언급한다.
저자는 "한민전은 1985년 7월, 통일혁명당 후신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조직이 한민전이다.
한민전은 황해도 해주에 자리 잡은 북한의 선전 도구로, 라디오방송을 송출했다.
불행하게도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학생 운동을 했던 학생들 상당수가 여기에 빠져들었다.
한민전을 빼놓고는 민주화 운동사를 온전히 복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인문공간. 280쪽. 2만 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