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돈·르 귄·콩데…소설가들의 사색집

정지돈, 어슐러 K. 르 귄, 마리즈 콩데.
국내외에서 이름 있는 소설가들이 쓴 산문집이 비슷한 시기에 서가에 나왔다.

촉망받는 젊은 작가인 정지돈의 산문집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건은 아닌'(문학동네)은 그가 서울과 파리를 걸으며 떠올린 단상들을 담은 산책의 기록이다. 웹진 '주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글 23편을 하나의 주제로 다시 묶었다.

산책의 무계획성과 우연이 가져오는 자유를 예술, 건축, 혁명 등에 관한 사유에 실어 칭송한다.

'세상 끝에서 춤추다'(황금가지)는 SF 문학에서 권위 있는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 등을 휩쓴 르 귄이 노년을 앞둔 1989년에 펴냈던 에세이집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전반에 걸쳐 발표했던 강연용 원고, 에세이, 서평을 실었다.

주로 여성의 언어와 여성이 좋아하는 장소에 관한 평소 생각들을 가감 없이 풀어냈다.

서평을 제외한 글들은 여성, 세계, 문학, 여행의 네 가지 주제로 분류된다. 이수현 옮김.
콩데의 에세이 '울고 웃는 마음'(문학동네)은 '카리브해 문학의 영혼'으로 불리는 그가 먹이사슬의 최약자인 식민지 피지배자, 흑인, 여성으로서 보냈던 유년기를 돌아본 회고록이다.

2018년 대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콩데는 62세이던 1999년 이 자전적 산문집을 펴냈다. 1940~1950년대 성장기의 질곡을 고국인 프랑스령 과들루프와 파리를 오가며 물 흐르듯 담담히 풀어낸다.

정혜용 옮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