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회계사 채용전쟁…삼일·삼정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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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빅4' 희비 엇갈려회계사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삼일회계법인·삼정KPMG·딜로이트안진·EY한영 등 이른바 회계업계 ‘빅4’도 올해 채용시장에서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빅4 중 특정 회사에 회계사가 몰리면서 회계업계에서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신입 회계사들이 특정 회계법인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진 데다 일반 기업과 금융권의 회계사 유치 경쟁까지 치열해지다 보니 나타난 현상이란 분석이다.
안진·한영, 당초목표 밑돌아
28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끝난 4대 회계법인의 신입 채용 결과 삼정과 삼일은 각각 390명, 385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두 회계법인이 지금까지 채용한 인원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작년보다 40% 안팎 늘어났다.반면 한영과 안진을 선택한 신입 회계사는 각각 200여 명, 170여 명에 그쳤다. 전년보다 10%가량 늘었지만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 한영과 안진은 지난해부터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지면서 최소 230~250명가량의 많은 인원을 뽑을 계획이었다.
빅4에서도 회계법인 간 인원수와 규모 차이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2017년 안진의 회계사는 1252명으로, 삼정(1571명)의 80% 선이었다. 하지만 삼정이 2117명까지 늘리는 동안 안진은 오히려 1080명으로 줄어들며 삼정의 절반 수준이 됐다. 이에 따라 2017년 3100억원 안팎으로 비슷하던 두 회사 매출도 지난 회계연도에 삼정이 6202억원으로 안진(3746억원)의 두 배 가까이 많아지는 등 영업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대형 회계업계 고위관계자는 “예전엔 구직자들이 삼일은 몰라도 다른 세 곳엔 중복 합격하면 개인 성향과 업무 선호도에 따라 법인을 선택하는 분위기였으나 몇 년 새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회계산업은 ‘사람장사’를 하는 업종인데 지금처럼 인원 차이가 나는 분위기를 바꾸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