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포드, 5.1조씩 투자…美 최대 전기차 배터리 공장 짓는다

합작법인 '블루오벌SK' 통해
테네시·켄터키주에 3기 건설
2025년 연산 129GWh 규모
年 215만대분 생산능력 확보
SK이노베이션과 미국 포드가 합작법인 블루오벌SK에 총 10조2000억원을 들여 연간 전기자동차 215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이를 통해 2025년 글로벌 선두권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조기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28일 블루오벌SK의 생산공장이 들어설 테네시주 스탠턴과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잇따라 생산부지 발표와 함께 총 10조2000억원(89억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행사에는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빌 포드 포드 회장 등이 참석했다.

두 회사는 블루오벌SK에 약 5조1000억원(44억5000만달러)씩 투자, 2025년 생산 개시를 목표로 연산 129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양사가 지난 5월 밝힌 합작법인 생산규모(60GWh)의 두 배가 넘는다. 투자금액도 애초 각각 3조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전기차에 세금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투자 기간은 다음달부터 2027년까지 6년이다.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은 470만 평 부지에 들어선다. 생산능력은 연 43GWh다. 켄터키 공장은 190만 평 부지에 연 86GWh(43GWh×2기) 규모로 건설된다. 모두 합치면 60㎾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매년 215만 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포드는 이와 별도로 테네시에 약 2조8000억원(25억달러)을 들여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를 합쳐 이날 양사가 발표한 투자금액은 총 13조원(114억달러)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은 블루오벌SK 투자를 통해 단숨에 미국 내 배터리 선두 기업으로 올라서게 됐다. 조지아주에서 단독으로 짓고 있는 1·2공장과 합치면 미국에서만 15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세계에서 200GWh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과감한 친환경 전기차 전환을 통해 자동차산업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포드와 협력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블루오벌SK를 통해 함께 도약하고 더욱 깨끗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SK이노베이션은 투자 재원 조달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다음달 1일 배터리사업을 물적 분할한 신설회사 SK배터리(가칭)를 출범한다. SK배터리는 내년 흑자 전환 이후 기업공개(IPO)를 검토할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난 16일 주주총회에서 “IPO를 급하게 서두르지는 않겠다”며 “다른 조달 방안도 많은 만큼 자본 비용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IPO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