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역대급 인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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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외부감사법으로 시장 확대서울 강남구의 한 회계법인은 기말감사 기간에 2개월간 근무할 파트타임 회계사를 모집한 끝에 70대 은퇴자를 채용했다. 강원 원주의 한 자원 개발 분야 공기업은 2019년 회계사 모집 공고를 냈지만 3년째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 사내 회계사 5명 중 2명이 올해 그만두면서 남은 사람들의 업무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4대 법인, 은퇴자에까지 구애
몸값도 급등…매니저 연봉 1억
회계사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신(新)외부감사법 도입 이후 회계 관련 업무량이 늘고 감사에 의무적으로 투입해야 할 회계사 인원이 증가하면서 4대 회계법인은 물론 중견 회계법인까지 회계사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대기업과 금융회사도 회계사 확보 경쟁이 벌어졌다.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고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대비까지 더해지면서 업무량이 급증한 영향이다. ‘신의 직장’으로 꼽히는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도 최근 경력직 회계사 채용에 나섰지만 지원자가 1~2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 회계법인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들조차 재무팀에 회계사가 없어 회계법인에 회계자문(PA)을 의뢰하고 있다”며 “회계법인도 감사 관련 업무량이 크게 늘다 보니 회계사들이 금융권과 사모펀드(PEF) , 벤처캐피털 등으로 이탈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력난이 지속되면서 회계사들의 몸값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2018년엔 대형법인 매니저 1년차(입사 6년차) 회계사의 기본 연봉이 8000만원대 초·중반이었지만 지금은 각종 명목의 확정 급여가 1억원을 넘는다. 성과급을 합하면 대략 1억2000만~1억3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