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수난'…낚시줄 지느러미 파고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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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첫 발견 이후 폐어구 피해 개체 총 4마리제주 해상에서 지느러미에 낚시줄이 걸린 채 헤엄치는 남방큰돌고래가 발견됐다.
"주요 서식처 일대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해야"
28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 모니터링 활동 중 등지느러미에 낚시줄이 걸려 살점을 파고들고 있는 남방큰돌고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개체는 약 50마리 정도의 무리와 함께 유영 중이었으며, 낚시줄에 걸려 손상된 지느러미가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다.
핫핑크돌핀스는 "등지느러미에 걸린 낚시줄을 벗겨내려고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점점 그물이 살을 옥죄어 들어오게 된다. 그럴 경우 낚시줄이 점점 더 살을 파고들어 나중에는 등지느러미를 잘라내 버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저 낚시줄이 등지느러미에 걸린 개체는 지금 생사의 기로에 처했다. 인간이 버린 폐어구가 해양보호생물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낚시줄이나 폐어구에 걸려 고통받고 있는 남방큰돌고래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9년 6월 꼬리지느러미가 아예 없는 돌고래가 발견됐고, 이번 사례를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폐어구와 낚시줄이 꼬리지느러미에 걸린 남방큰돌고래가 세 차례 발견됐다.
핫핑크돌핀스는 "해양쓰레기로 인해 지느러미에 직접 손상을 입었거나 현재 손상이 진행중인 개체는 4마리에 이른다. 이는 전체 남방큰돌고래 개체수를 130마리로 계산했을 때 3%가 낚시줄이나 폐어구에 직접 손상을 입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남방큰돌고래 주요 서식처 일대에 낚시를 제한하거나 해양쓰레기 발생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제주 대정읍과 구좌읍 등 남방큰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 일대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