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손 잡자"던 아프간 前 대통령, SNS 해킹 주장

"누군가 SNS 해킹했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을 피해 국외로 도피했던 아슈라프 가니(72) 전 아프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해킹당했다고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가니 전 대통령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계정이 해킹됐으며 나의 SNS 페이지를 통해 올라온 글은 모두 무효"라고 말했다.전날 가니 전 대통령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평화로운 아프간을 위해 세계 지도자들은 탈레반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이어 "탈레반이 재집권하기 전 임명된 굴람 이삭자이 주유엔(UN) 대사는 아프간을 대표하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탈레반의) 과도 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해야 한다"고 했다.

유엔(UN)은 탈레반의 1차 집권기(1996∼2001년) 당시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지 않았다.해당 게시글은 이후 삭제됐고, 가니 전 대통령은 자신이 이 게시글을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니 전 대통령의 보좌관도 "대통령의 공식 SNS 계정이 기회주의자에 의해 해킹됐다"고 해명했다.

앞서 가니 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기 직전 대통령궁을 빠져나와 아랍에미리트(UAE)로 도피했다. 가니 전 대통령은 도피 후 자신의 SNS를 통해 "탈레반은 카불을 공격해 나를 타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라며 "학살을 막기 위해 떠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사흘 만에 UAE 당국은 관영 WAM 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가니 대통령과 가족들을 인도주의적 고려에 따라 받아들였다"라고 밝혔다.

다만 가니 전 대통령이 UAE 어느 지역에 있는지 등 구체적인 소재지는 밝히지 않았다.탈출 당시 막대한 현금 다발을 들고 도피했다는 의혹에 대해 가니 전 대통령은 "근거 없는 주장이며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