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 역대급 코로나 확진에도 주춤…공매도 때문이라고?

모멘텀 갈수록 약해져, 진단키트 보단 백신
주가 하락으로 공매도 지목했으나 영향 '미미'
17만 소액주주 발동동…피크아웃 분석에 덜덜
사진=씨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지만 씨젠의 주가는 오히려 지지부진하다. 최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인 3000명대로 폭증했으나 좀처럼 6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로나19 시기가 길어질수록 진단키트 모멘텀은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씨젠은 전 거래일 보다 900원(1.36%) 내린 6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9일 장중 9만4700원까지 치솟았으나 약 두 달 만에 31% 넘게 떨어진 수준이다.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7월7일(1211명) 이후 83일 연속 네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2383명 늘어 누적 30만3553명으로 집계됐다. 일요일 확진자(발표일 기준 월요일)로는 최다 기록이다. 종전 최다인 지난주 일요일(19일, 발표일 20일 0시 기준)의 1605명보다는 778명이나 많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던 씨젠은 최근 진단키트 매출의 피크아웃(고점 통과)이 확인됐기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성장 전략이 구체화돼야 주가가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씨젠이 잘나가던 당시에는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라섰으나 현재는 9위에 머물고 있다. 한때 8조원을 넘어섰던 시가총액도 현재는 3조원대에 불과하다.

증권가에선 변이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실적 고점은 이미 지났고 속도의 문제일 뿐 향후 이익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까지 백신 접종과 감염 진단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면서도 지난 1분기를 고점으로 올해 분기 실적이 우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씨젠의 올 1분기 말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517억원, 1939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보다 각각 13.6%, 25.6% 하락한 3037억원과 1441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주가 하락 요인으로 공매도가 지목되고 있지만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4일 2000억원대 안팎이던 공매도 잔고금액은 꾸준히 줄더니 이달 23일에는 13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최근 두달간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살펴보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는 씨젠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지난달 2일부터 전날까지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69억원과 9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260억원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에도 씨젠 등 진단키트 관련주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수혜주 이슈가 백신으로 바뀌면서 모멘텀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며 "주가가 선행지표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씨젠의 실적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기준 씨젠의 소액주주는 17만801명이다. 이들의 지분율은 71.30%로, 현 주가 대비 시가총액은 3조4103억원에 달한다. 이 중 소액주주의 몫은 2조4300억원이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