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약세 속 '디파이 코인'에 몰리는 자본 [한경 코알라]

Weekly Briefing
최진영 후오비코리아 애널리스트
▶9월 28일 한국경제신문의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코알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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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규제 악재로 비트코인은 하락하고 디파이 플랫폼 거래량은 증가

지난 24일 중국에서 암호화폐 거래 제한이라는 초강수 규제를 발표하면서 비트코인이 급락했다. 중국 내 중국인에 대한 거래 서비스를 제한하라는 규제로 대량의 물량이 쏟아지면서 나온 급락인 만큼, 4만 달러 지지선이 위협받을 정도로 크게 하락했었다.

미국장이 시작되면서 하락하던 비트코인이 다시 크게 반등을 보였는데, 전날 트위터에서 포인트 지급을 비트코인으로 한다는 소식과 함께 상승했던 비트코인이 순식간에 급락하자, 미국에서 기관을 중심으로 개미 투자자까지 합세하여 강한 매수세가 나와 4만 지지선을 지킬 수 있었다.

지난 주말 비트코인은 거래량이 급감하며 횡보를 보인 반면, DYDX 코인을 필두로 디파이 코인들이 반등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유니스왑, 에이브, 컴파운드, 1인치, 스시스왑 등 대표 디파이 플랫폼 코인들이 20% 넘는 급등을 보여 미국 규제 속 약세를 보였던 디파이가 메타의 중심으로 떠오른 상황이다.디파이 코인 수요 상승의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디파이 플랫폼 내 거래량 증가다. 규제로 인해 중국 내 거래가 어려워지자 거래소에서 출금하여 개인 지갑으로 코인을 옮긴 후, 디파이 플랫폼에서 스왑(SWAP)으로 코인 거래를 하는 투자자가 급증한 것이다. 메타마스크(Metamask)와 같은 개인 지갑에서 디파이 플랫폼과 연동하여 거래 시, 국경에 상관 없이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규제가 강해질수록 스왑 거래량은 크게 증가한다. 27일 기준 DYDX 24시간 거래량이 36.8억달러로 코인베이스 36.1억 달러를 처음으로 추월한 것을 보면, 디파이 스왑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해지는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

둘째, 디파이 플랫폼 내 스테이킹(예치)량 증가다. 비트코인 등 메이저 코인들을 투자하는 홀더들은 가격이 하락해도 당장 현금화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홀딩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불안한 중국 거래소에서 물량을 이동해 안전한 디파이에 스테이킹하는 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디파이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또한, 디파이 스테이킹 시 각 플랫폼 코인들과 페어로 묶어 스테이킹할 경우, 연 이자율이 10% 이상 높기 때문에 디파이 코인 구매 수요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위 두 가지 요인 외에, 비트 하락으로 알트코인도 전반적으로 약세인 가운데 디파이 코인들이 상승세를 보이자 단기적으로 매수세가 붙어 급등을 보인 측면도 존재한다. 다만, 이처럼 시장 흐름과 반대로 단기간의 상승을 보인 코인들은 가격 거품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장기간 비트가 약세를 보이고 가격 거품이 빠지게 된다면 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리스크 대비를 반드시 해야 한다.

이 외에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디파이 코인들을 증권법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고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디파이 규제로 인한 약세도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 중 하나이다. DYDX 전 디파이 대장주이었던 유니스왑이 SEC 규제 대상으로 지목돼 한동안 약세를 보였던 것을 돌이켜볼 때, 중국 자본이 디파이에 집중된 만큼 미국 정부에서 더욱 디파이를 규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

후오비를 기점으로 중국발 거래소들의 규제가 예상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여전히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탈중앙화 거래소로 자본이 집중되는 현상은 10월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디파이 코인의 가치와 수요는 증가할 수 있지만, 정부가 추적이 불가능한 탈중앙화 거래소로 자본이 몰리는 현상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다만 비트코인이 중국 규제 악재를 떨쳐내고 상승세를 보일 경우 급등한 알트코인의 가격 방어를 견인해주기 때문에, 이번주 비트코인 5500만원 지지 여부가 디파이 메타 유지의 분수령이라고 보여진다.

최진영 후오비코리아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