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생애 첫차로 딱"…'캐스퍼' 타고 고속도로 달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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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19년만에 출시한 경차, 100% 온라인 판매, 노조 없는 자동차 공장의 전례없는 생산 실험 등으로 일찍이 주목받은 캐스퍼는 그만큼 화제를 몰고 다닐만한 상품성을 지녔다. 캐스퍼는 사전예약 첫날에만 1만8940대가 예약돼 현대차 내연기관차 중 역대 최다 기록을 냈다.
아반떼보다 높은 최대토크
캐스퍼의 주행감은 경차임을 감안해도 준중형 세단 아반떼와 K3와 비견될 정도다. 터보엔진을 장착한 캐스퍼의 최고출력은 100마력, 최대토크는 17.5㎏f·m다. 자연흡기 엔진을 쓰는 아반떼와 K3의 최고출력(123마력)과 아주 큰 차이가 없고, 최대 토크(15.7㎏f·m)는 캐스퍼가 오히려 높았다. 터보엔진은 자연흡기 엔진과 달리 저회전에서도 최대토크를 발휘할 수 있어 저속에서도 가속 성능이 좋다.캐스퍼는 노멀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주행감을 높여주는 스포츠 모드를 뒀다는 점에서 주행에 대한 자신감이 보였다. 시승 당시 고속도로에서 시험삼아 시속 100㎞까지 밟았는데도 가속이 어렵지 않았다. 경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야할 일이 생길 때 두려움을 느끼는 일부 운전자의 좋은 대안이 될 듯하다. 이보다 낮은 속도로 달리는 도심 속에서도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었을 때 출발이 수월했다. 눈 내린 길에선 험로주행모드를 이용해도 좋을 듯하다.다만 같은 마력과 출력을 지닌 모닝의 터보엔진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었다. 최상위 트림(세부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데다 경차 운전자들은 준중형 세단 이상의 주행을 할 필요가 없어서다. 캐스퍼 역시 터보엔진의 수요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간혹 장거리 주행을 해야하는 운전자에겐 고려할만한 선택사양으로 보인다. 캐스퍼 터보엔진의 연비는 레이(ℓ당 1.7㎞)보다 낮은 ℓ당 12.8㎞다.
BMW 미니 연상케하는 귀여운 외모
캐스퍼의 외관은 BMW 미니를 연상케했다. 암전된 상태에서 동그란 앞쪽 램프에 불이 들어오자 미니처럼 원형의 이미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실내공간도 둥근 이미지로 이뤄져 있어 외관 디자인과 통일감을 줬다. 운전석과 센터페시아엔 필요한 기능만 간결하게 갖춰져 있어 깔끔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8인치 내비게이션이 위로 튀어나온 점이 아쉬웠으나, 전방 시야를 해치는 정도는 아니었다. 조수석에서 USB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었다. 열선·통풍시트는 다수가 선택할만한 선택사양으로 보인다.2열 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적재공간이 301ℓ에 달해 물건을 운반하기도 좋다. 2030뿐 아니라 자영업자나 장을 보는 주부들도 편하게 이용할 만했다. 세계 최초로 운전석을 모두 접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 혼자 운전한다면 실을 수 있는 짐이 많아보였다. 다만 뒷좌석을 접지 않은 상태의 트렁크 공간에 골프백을 넣긴 부족해보였다.
운전자 보조시스템 6개 이상 탑재
캐스퍼가 엔트리카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느낀 점 중 하나는 운전자보조시스템 때문이다.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 운전자 주의경고, 전방차량 출발 알림 등이 전 트림에 탑재됐다. 첫 차를 살 때 운전이 미숙한 사람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속도를 올리며 앞 차와 가까워지자 경고음이 강하게 울렸다. 모던 트림부터는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이 포함됐다. 캐스퍼는 앞뒤 좌석뿐 아니라 측면까지 총 7개의 에어백을 갖춰 안전성도 확보했다.엔트리카로 최대 걸림돌은 가격이라는 지적이 많다. 가격은 트림별로 △스마트 1385만원 △모던 1590만원 △인스퍼레이션 1870만원이다. 터보엔진과 전용 외장 디자인이 들어간 ‘캐스퍼 액티브’는 90만~95만원에 적용할 수 있다. 기존 경차보다 최대 380만원 비싸고, 소형 SUV인 베뉴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