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출소 후 첫 인사 '촉각'…지배구조 개편도 검토

연말 임원 인사 앞당겨질 수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 내부적으로 조직 쇄신 작업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소 이후 그룹 지배구조와 조직개편을 위한 외부 컨설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삼성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보고서 작성이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BCG는 글로벌 기업 사례를 검토해 삼성그룹에 걸맞은 최적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상법, 공정거래법 등 실정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지도 점검한다.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 대국민 발표에서 자녀에게 경영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후 줄곧 전문경영인이 이끄는 집단지배체제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시급하다는 말이 나왔다. 특히 이 부회장이 지난달 광복절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후 BCG 용역 소식이 알려지면서 조만간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삼성그룹은 BCG의 보고서를 토대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착수할 계획. 우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지, 당분간 오너 체제를 유지할지를 두고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를 설립할지, 그룹의 통합 의사결정 기구(컨트롤타워)를 만들지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7개 삼성 계열사의 준법 감시 역할을 맡고 있는 준법감시위원회도 최근 관련 전문가들을 초빙해 자문을 구하고 있다.다만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 부회장 취업제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만큼 당장 개편 방안을 내놓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면서 대신 변화와 쇄신을 위해 '조기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계열사별 임원 인사를 위한 내부 평가도 진행 중이다.

삼성은 보통 11월 말~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 후 후속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이 부회장이 수감된 이후에도 임원 인사는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교체폭이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재 이 부회장이 출소했고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진행 중이어서 이번 임원 인사는 예년보다 시기가 빨라지고 교체폭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수감 기간 중 삼성그룹이 상당히 준수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이 연말 인사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차세대 먹거리인 통신·인공지능·로봇 3대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한 순환 배치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스1]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