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대전 최고층 193m 상공 전망대가 예술품으로 변신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42층에 문 연 아트 전망대서
세계적 설치미술가 엘리아슨의
'살아있는 전망대, 2021' 특별전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가 특별한 예술 콘텐츠를 선보였다. 대전 최고 높이인 193m 상공에 문을 연 아트 전망대에서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특별전 ‘살아있는 전망대, 2021’을 진행하고 있다.

42층에 있는 아트 전망대 ‘디 아트 스페이스 193’의 이름은 ‘The Art(예술)’ ‘Space(공간)’ ‘193(엑스포가 열린 1993년과 엑스포타워 높이 193m를 의미하는 숫자)’의 합성어다. 예술품과 경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곳에선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로 손꼽히는 엘리아슨의 특별전을 관람할 수 있다.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고층 건물 전망대에 운영하는 미술관은 몇 있지만 고층 전망대 공간을 예술 작품으로 재해석해 보여준 사례는 없었다”며 “전망대라는 장소 자체를 하나의 예술품으로 만든 세계 첫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살아있는 전망대, 2021’은 전망대라는 공간을 수학, 광학, 환경, 미술 등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7점의 작품이다. ‘숨 쉬는 구름 행성’ ‘아침의 통로’ ‘보이지 않는 미래를 위한 모형’ ‘회전하는 오각의 별’ ‘현재를 보여주는 캐비닛’ ‘하얀 선의 음모’ ‘사라지는 태양을 위한 캐비닛’ 등이다.

작품엔 엘리아슨이 20여 년간 실험해온 다양한 예술 세계가 녹아 있다. ‘살아있는 전망대’란 작품명이 상징하듯 1년 365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 순간 빛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작품이 된다. 타워 외부에서는 전망대 창문을 통해 발산되는 다양한 빛의 항연을 감상할 수 있다. 이는 신세계 엑스포타워를 도시의 랜드마크로 변모시킨다.‘살아있는 전망대, 2021’은 엘리아슨이 오랫동안 탐구해온 예술적 주제를 집대성한 전시란 평가다. 전시는 전망대라는 특수한 공간 해석, 그 공간에 노출된 자연 현상, 빛의 효과 등을 고려한 여섯 종류의 시각 체험과 통합형 조각으로 이뤄졌다. 아날로그 사진의 기본 색상인 ‘CMYK’로 전망대 사면이 각기 다른 색의 옷을 입는다.
관람객은 기하학적인 구조물, 통로, 터널들로 구성된 작품을 통과하며 거울, 만화경, 카메라 옵스큐라의 장치를 경험한다. 수학적으로 연구한 기하학적 형태와 과학적으로 정밀하게 계산한 배치는 착시와 왜곡, 시각적 환영을 제공한다. 복잡한 구조의 다면체와 곡선은 화려한 미디어와 치솟은 수직 구조로 관람객의 감각을 일깨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멀리서 언뜻 봤을 때와 작품에 다가갔을 때의 시각 경험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탐색을 위해 작품에 더 깊이 들어서는 적극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매년 흥미로운 신작을 발표하며 세상을 놀라게 하는 엘리아슨은 ‘예술의 사회적 실천’이라는 화두를 주제로 활동하는 예술가다. 환경을 위한 공공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대학과 협업해 예술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리틀선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전기가 없는 에너지 빈국에 빛을 공급하고 있다. 기후, 환경, 난민 문제 등을 주제로 예술 활동을 펼쳐온 작가의 업적을 기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은 그를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도 이 같은 작가의 소신이 반영됐다. 환경 보호를 위해 비행기 대신 기차와 배를 통해 작품을 운반했다. 비행기의 탄소 배출량이 기차의 20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엘리아슨을 스타 작가의 반열에 올린 건 2003년 영국 테이트 모던의 ‘날씨 프로젝트’였다. 그는 태양, 무지개, 폭포, 별, 바람 등 자연을 만들어내고, 도심 한가운데 빙하를 가져다 놓고, 아이슬란드에서 직접 양을 키우기도 했다. 인간이 조작할 수 없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미술관에서 마주할 기회를 마련한 프로젝트란 평가를 받았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