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학교' 순위조작 233회…'프듀' 1억2천 과징금 사례 잇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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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시리즈 순위조작 발각 후순위조작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게 역대 최고 과징금 처분을 받았던 '프로듀스' 시리즈에 이어 '아이돌학교'도 과징금 폭탄을 받을지 이목이 쏠린다.
'아이돌학교' 순위 조작 의혹 불거져
28일 공개된 2021년 제12차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tvN에서 동시 방영됐던 Mnet '아이돌학교'에 대한 법정제재를 전제로 '의견진술'을 듣는 것이 의결됐다. '프로듀스' 시리즈와 같은 '과징금' 의견도 나왔다. 앞서 진행된 회의에서 정경식 전문편성채널팀장은 '아이돌학교'에 대해 "걸그룹 멤버를 선발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총 11회분에 걸쳐 전체 41명의 도전자 중 최종 9명의 걸그룹 멤버를 선정하면서 2회부터 11회까지 10회분 방송에서 중복 포함 233명의 순위를 조작했다"며 "4번의 퇴소자 발표 시 잔류대상자 10명을 퇴소시키고 퇴소대상자 10명을 잔류시켜 실제 투표 결과와 다른 내용을 방송하여 민원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아이돌학교' 관련 재판 과정도 소개됐다. '아이돌학교' 책임 프로듀서인 김모 CP는 시청자 투표 조작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선고받고 현장에서 법정구속됐다. 투표 조작에 일부 가담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 엠넷 사업부장 김모씨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 9일 항소심 첫 재판이 진행됐고, 김CP 측은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 피해자인 CJ ENM과 합의했고 이해인과도 합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해인은 방송 당시 시청자 투표에서 실제 1위를 달리고 있었으나 제작진은 이해인의 이미지가 데뷔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떨어뜨렸다.방심의 측은 '아이돌학교'에서 발생한 투표 조작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객관성) 위반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재판 과정에서 제작진이 순위 조작 사실을 인정했고, 임의로 데뷔조와 탈락자를 결정했다는 것.
'아이돌학교'의 순위조작 의혹은 2019년 7월 Mnet의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나왔다. '프로듀스' 시리즈에 대해 방심위는 2020년 9월 14일 4개 시즌에 대해 각 3000만 원 씩 총 1억2000만 원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한 바 있다.
방심위 측은 제작진이 순위 조작에 가담해 순위 산정방식을 조작했다는 점에서 '프로듀스' 시리즈와 동일한 케이스라고 판단했다. 이상휘 위원은 "예능 오락 프로그램 그리고 오디션 프로그램.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또한 청소년들의 공감, 미래, 희망 이것에 영향을 줄 정도로 대단히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지상파든 전문채널이든 종합편성채널이든 예능과 오락이 라든가 오디션은 흥미 요소를 더하기 위해서 일정 부분 과대선전하거나 또 과대포장된 얘기를 할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숫자를 허수로 한다든가 사실과 다른 왜곡된
부분을 한다든가 순위를 변동시킨다든가 이런 것들은 엄연한 고의적 사기"라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이 문제는 방송의 문제가 아닌 형법의 문제"라며 "시청자, 즉 국민을 대상으로 해서 완전히 기망하고 우롱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거는 일벌백계가 저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법정제재인 '과징금' 의견을 냈다.
다른 위원들도 "법정제재를 전제로 의견진술을 듣는 것에 동의한다"면서 전원 합의했다. 이광복 위원장은 "제재 수위는 나중에 정하겠지만 일단은 '의견진술'에 동의한다"며 "안건 전원의견으로 '의견진술' 의결하겠다"고 심의를 마쳤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