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282조' 월턴家 포트폴리오엔 '이 종목'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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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부자 투자종목 공개미국 월마트를 이끄는 월턴가(家)는 세계 최대 부호 가문으로 꼽힌다. 월턴가의 올해 순자산 규모는 2380억달러(약 282조5000억원)에 달한다. 3년 전인 2018년(1515억달러)과 비교하면 57% 급증했다. 1950년 월마트를 창업한 샘 월턴의 자녀 짐·롭·앨리스 3명은 매년 미국 20대 자산가 목록에 이름이 오른다.
보유 상위 종목 모두 ETF
신흥국 투자 'VWO'에 22억弗
채권·중소형주 등 골고루 담아
대체투자업체 아폴로글로벌
스노우플레이크·핀둬둬도 보유
월턴가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오랜 기간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이들이 패밀리 오피스 ‘월턴투자팀(WIT)’을 통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밀리오피스는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사적인 투자자문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미국 주식 1억달러어치 이상을 관리하는 투자자는 자산 내역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지만 패밀리오피스는 예외로 두고 있다.
월턴가 투자 종목은
투자 전략을 비밀에 부쳐온 월턴가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공개됐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턴가는 WIT를 통해 올해 6월 말 기준 50억달러 규모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38억달러어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6개월 만에 투자 규모가 12억달러(1조4200억원) 늘었다. 월턴가가 투자한 주식 종목에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와 스노플레이크, 핀둬둬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약 2000억달러 자산을 보유한 대체자산관리 회사다. 사모 주식과 신용, 실물 자산 등 세 가지 사업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올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28.6%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12명 중 8명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 종목이다. 목표 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9.22달러로 현재 주가(61.44달러) 대비 12%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스노플레이크는 미국의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워런 버핏이 투자한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고객사가 데이터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 관리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스노플레이크는 데이터 거래가 가능한 마켓 플레이스를 운영하는 등 데이터 거래소로 진화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지난해 9월 상장 이후 주가가 24.17% 올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클라우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시가총액은 896억달러로 불었다.
핀둬둬는 중국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시장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은 기업으로 꼽힌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는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에 대비해 중국 투자 비중을 대폭 축소하면서도 투자 포트폴리오에 핀둬둬는 남겨뒀다고 밝혔다. “핀둬둬는 자체 자금을 쓰며 정부의 호의를 얻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우드는 평가했다.
자산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들 가문은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와 바이킹글로벌매지니먼트가 운영하는 헤지펀드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각종 ETF 대거 보유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턴가는 지난해 초부터 65억달러어치 월마트 주식을 매각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가 몰려 있다. 가장 많이 투자한 상품은 뱅가드 FTSE 신흥시장 ETF(VWO)다. 22억달러를 투자했다. 뱅가드단기국채지수ETF(VGSH) 7억7000만달러, 아이셰어스코어MSCI신흥시장 ETF(IEMG) 6억6100만달러, 뱅가드단기채권ETF(BSV) 3억6600만달러 등 순이었다. 아이셰어스MSCI신흥시장ETF(EEM)와 뱅가드FTSE선진시장ETF(VEA)에는 각각 2억8100만달러, 2억2900만달러 투자했다.선진시장 지수투자 상품인 아이셰어스MSCI EAFE ETF(EFA)에는 1억8700만달러, 중소형주 투자상품인 뱅가드스몰캡ETF(VB)에 1억6800만달러, 아이셰어스단기국채지방채ETF(SUB)에 7200만달러, 아이셰어스ESG신흥국ETF(ESGE)에 11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들 ETF 상품은 월턴 가문이 보유한 10대 종목으로 꼽혔다.
월턴 가문이 자산 목록을 공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블룸버그는 “월턴가는 지난 몇 년간 조용히 투자해왔지만 월마트 주식을 팔면서 더 이상 그렇게 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이지현/박상용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