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차기 총리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총재 선거 고노 꺾어
내달 4일 의회서 최종 선출
'시장개입·분배' 정책 펼듯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일본 외무상이던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사진)이 제100대 일본 총리 자리를 예약했다.

29일 도쿄에서 열린 제27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는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 간사장대행을 누르고 총재에 선출됐다.기시다는 1차 투표에서 256표를 얻어 고노를 1표 차로 이기고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당원 표 비중이 높은 1차 투표에선 고노가 우세할 것이란 예상을 뒤엎었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기세를 몰아 고노와 맞붙은 결선투표에서 257 대 170으로 여유 있게 승리했다.

이달 초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사임을 발표함에 따라 일본 의회는 다음달 4일 임시회의를 열어 차기 총리를 선출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 총재가 총리가 되기 때문에 기시다 총재가 총리에 선출될 것이 확실시된다.

기시다 총리 내각이 출범하면 일본이 20년 만에 방향 전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가 8년9개월 동안 지속돼온 아베 신조 전 총리 및 스가 총리 내각과 결이 다른 정책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공약집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내각 이후 20년간 이어져온 신자유주의를 바꿔 분배를 중시한다”고 명시한 게 대표적이다. 기시다 총리 내각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한편, 일본 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얼어붙은 한·일 관계는 큰 진전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위안부 합의의 주역인 기시다 총재는 선거 기간에 “일본은 약속을 모두 이행했으니 공은 한국에 넘어갔다”고 강조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