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잘나가는 넷플릭스…수백억 통신사에 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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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자들이 트래픽 80% 차지해"…'망 무임승차' 논란‘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흥행으로 잘나가는 넷플릭스가 다시 한 번 ‘망 무임승차 논란’을 겪게 생겼다. 최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구글·애플의 인앱 결제 의무화를 막은 정치권이 넷플릭스·유튜브 등 해외 사업자들에게 망 사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다.
국감 앞둔 정치권, 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카드 만지작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국내 망 전체 트래픽 발생 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망 트래픽은 2017년 370만TB(테라바이트)에서 올해 894만TB(연간 환산 추정치)로 4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과기정통부가 함께 제출한 ‘일평균 트래픽 상위 10개 사이트의 국내외 콘텐츠 제공 사업자(CP) 비중 현황’을 보면 올 2분기 기준 해외 CP들이 차지하는 트래픽 비중은 78.5%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3.1%)보다 해외 CP의 트래픽 편중 현상이 한층 심해졌다. 동영상 위주라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넷플릭스·유튜브가 대표적인 해외 CP다.김상희 의원은 “네이버·카카오 같은 국내 사업자는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망 사용료를 연간 수백억원씩 지급하는 데 반해 해외 사업자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국정감사에서 해외 사업자의 망 사용료 지급 방안을 모색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국회 과방위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7월 해외 CP를 겨냥해 합리적 망 사용료(이용대가) 지불 의무 도입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통신 3사는 해외 CP들이 망에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한다며 망 품질 유지를 위해 국내 사업자처럼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해외 CP들은 ‘망 중립성’ 개념에 근거해 이는 인터넷망 사업자의 영역이라고 맞섰다. 통신 3사가 이미 고객들에게 요금을 받는 만큼 이중 과금이라는 반론도 폈다.
결국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올해 6월 패소했지만 항소한 상태다. 지난 29일엔 ‘넷플릭스 파트너스 데이’ 행사를 열어 “최근 5년간 한국 콘텐츠에 77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55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약 1만6000개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5조6000억원 규모 경제적 파급 효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30일 넷플릭스를 상대로 망 사용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 맞불을 놨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