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리더로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입력
수정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임원이든 팀장이든 리더로서 자신의 직원을 대할 때 또는 타 부서 직원을 대할 때 그들의 발언권과 의결권 등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 최근에 A임원이 이런 질문을 했다. “2050년 자사 비전과 목표 수립을 위해 업무상 1박2일 워크숍을 가기 전에 그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요?” T/F팀에는 자신의 소속은 팀장 1명이고 타 임원 단위별로 선발된 젊은 직원 9명 등 총 11명 이었다. 이 9명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짧은 시간 내에 회사의 비전 초안이라도 만들어 회사에 공유하고 싶은데 희망대로 잘 될지 책임자로서 불안감도 있었다.
그에게 겸손한 자세로 자신과 근무 경험이 없는 젊은 직원들의 관심사를 사전에 파악하여 가벼운 대화의 기회를 만들고 회의 전략을 잘 세우기를 권했다. 이에 그는 1차 미팅 시는 개인별 자유로운 의견 개진 그리고 소속 팀장으로 하여금 타사 및 타기관의 비전 벤치마킹 결과 설명을 듣고 2차 미팅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여 T/F팀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할 수 있는 비전안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도 11분의 1로 참여하고 임원으로서 간섭을 하지 않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1차 미팅 시 제안한 비전안은 아이러니하게도 논의 과정에서 사라졌다고 했다. 철저하게 동등비중으로 미팅을 한 결과라고 하면서 T/F팀의 비전안 도출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다른 사례는 얼마 전 B팀장과 나눈 이야기다. 면(免) 팀장 된 직원에 대해 사기를 올려주고 싶은데 어떻게 대하면 좋을런지요? 그에게 중요한 주제였다. 이에 대해 민주주의 투표에서 누구나 평등하게 1표를 행사하듯이 부하직원을 대할 때 동등하게 대해야 할 때와 주식회사의 경우 주식보유량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의 차등이 있듯이 부하직원들을 다르게 대우해야 할 때가 있는데 면(免)팀장의 사례는 어떤 경우일까요? 라고 질문을 했다.
모든 사람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는 코칭 철학에 입각하여 누구나 직책의 높낮이에 관계없이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동등하게 대해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면 ▪법 앞에 모두 평등하듯이 법과 규정에 따른 벌칙은 누구에게나 동등해야 한다.▪창의성있는 제안이나 성과 창출 등은 직급에 차이가 없이 그 자체의 가치만으로 판단되어야 한다.▪조직내 국내외 연수 등 기회에 있어서는 공개된 기준에 따라 누구나 기회에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아이디어 회의 시 누구든지 자연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직무 관련성 정보는 공통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반면에 주식 비율에 따라 의결권 차등이 있듯이 제도적으로 또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 한해 차등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규정에 따른 권한의 정당한 부여와 그에 따른 업무 추진 ▪공정한 성과 평가에 따른 차등 보상 등이 해당될 것이다. 여기에 정답이 있기보다 규정과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공감대 그리고 개인별 특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사례와 같이 역량은 있으나 회사 사정에 따라 면(免) 팀장이 된 직원과 역량은 다소 못 미치나 열정적인 신입사원 등에 대한 맞춤형 칭찬과 보상 등 동기부여 차등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동일한 성과를 냈더라도 경험이 많은 자와 신입사원 같은 경우 다른 방법으로 칭찬과 격려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리더로서 업무처리나 인간관계에서 조직 구성원에 대한 심리적 차별성을 경계해야 한다. 리더의 행동은 어항속의 물고기처럼 직원들에게는 투명하게 비춰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세상에는 비밀이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듯이 하늘에 CCTV가 있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이에 따라 리더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공정한 기준점을 가져야 한다. 필자의 멘토가 해 준 이야기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인지, 바꿀 수 없는 것인지 구별하는 것이 ‘지혜’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음’이고,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려 하지 않는 것은 ‘나태함’이다. 한편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평온함’이고,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용기’이다. 꽤 오래전에 들었지만 언제나 곱씹어도 가슴에 와 닿은 말이다. 이러한 지혜의 실천만이 리더 자신을 성장 시키고, 구성원들에게도 공감을 얻을 것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김영헌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