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 앞세운 이민지, LPGA 자존심 지킨다
입력
수정
하나금융 챔피언십 1R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퀸’ 이민지(25·호주)가 고국에서 우승 사냥에 나섰다. 자신의 메인 스폰서인 하나금융그룹이 주최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우승상금 2억7000만원) 첫날 열세 번째 홀까지 5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4위로 올라섰다. 선두 김지영(25)과는 2타 차다. 30일 경기 포천 아도니스CC(파71·6480야드)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이민지를 비롯해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리디아 고(24·뉴질랜드), 노예림(20·미국) 등 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여럿 출전해 KLPGA투어 간판 스타들과 맞대결을 펼쳤다. 리디아 고와 노예림이 각각 이븐파와 1오버파로 다소 주춤한 가운데 이민지가 LPGA투어 선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민지는 지난 7월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도쿄올림픽에 호주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이저 대회 우승 뒤 자신감이 생겼다. 편안하게 칠 수 있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잘하고 싶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은 내가 원한다고 해서 거둘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도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뒤 심리적으로 편해졌고 즐기는 골프를 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타·아이언샷·퍼트 등
3박자 완벽…5언더 공동 4위
해외파 리디아 고·노예림 주춤
'장타' 김지영 7언더 단독선두
이날 이민지는 장타에 날카로운 아이언 샷, 정확한 퍼트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흠잡을 데 없는 경기를 선보였다. 그는 KLPGA투어 간판 스타인 최혜진(22), 임희정(21)과 동반 라운드에 나섰다. 경기 초반 파 세이브로 안정적인 경기를 이어가던 그는 5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1.5m 옆에 붙이는 송곳 아이언 샷을 선보이며 첫 버디를 낚았다.
이어 6번홀(파5)에서는 그림 같은 이글을 엮어냈다. 티샷을 약 271m 거리의 페어웨이에 안착시켰고 두 번째 샷을 핀 3m 거리에 붙이며 이글 찬스를 만들어냈다. 짧지 않은 거리의 퍼트였지만 안정적으로 홀에 밀어넣으면서 이글에 성공했다. 이어 8번홀(파4), 12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잡아 리더보드 최상단으로 뛰어올랐다. 이날 경기가 안개로 3시간 늦게 시작되면서 이민지는 3개홀을 남겨두고 첫날을 마무리했다.이날 1라운드에서는 김지영이 7언더파 단독선두로 치고 나섰다.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2번홀(파4)을 시작으로 5번, 6번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7번홀(파3)에서 퍼트 실수로 보기를 기록하며 주춤했지만 곧바로 다음홀에서 버디를 잡아 만회했다. 후반에는 김지영 특유의 뒷심이 빛을 발했다. 10번홀(파4)부터 14번홀(파5)까지 4개의 버디를 몰아치며 단숨에 리더보드 최상단을 차지했다.
그 뒤를 정규투어 2년차 정윤지(21)가 1타차로 바짝 추격 중이다. 10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첫 홀부터 내리 3개 홀 버디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특히 11번홀(파4)에서는 7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킬 정도로 퍼팅감이 좋았다. 후반에 파 세이브를 이어가다 6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첫 경기를 기분좋게 마무리했다.
정윤지는 올해 정규투어 2년차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임희정, 유해란과 함께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주역이다. 아직 정규투어 우승은 없지만 지난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준우승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