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정조회장에 다카이치…고노, 홍보본부장 맡을 듯

당내 2인자 간사장엔 아마리…당 간부진 인사 10월 1일 단행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4·기시다파)가 이끄는 일본 집권 자민당 지도부의 면면이 드러났다. 30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선출된 기시다 신임 총재는 당 간부진 인사를 10월 1일 단행키로 하고 막판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총재에 이은 당내 이인자인 간사장에는 아마리 아키라(甘利明·72·아소파) 당 세제조사회장이 내정됐다.
아마리는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 때 기시다 진영의 선거대책위 고문을 맡아 승리를 완성하는 데 공을 세웠다. 투·개표를 이틀 앞둔 지난 27일에는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0·무파벌)를 지지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만나 기시다 당선을 위한 결선 투표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베, 아소 다로(麻生太郞) 현 부총리 겸 재무상과 함께 '3A'로 불리면서 자민당과 내각을 오가며 요직을 거친 실세이기도 하다.

당의 정책 방향을 잡는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에는 이 자리를 이미 거친 다카이치가 내정됐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와 경쟁했던 다카이치는 정치적 노선을 같이하는 아베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선전했지만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해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다.

국회의원 표 비중이 커진 결선에서 다카이치를 지지했던 의원 표가 기시다 쪽으로 쏠리면서 결과적으로 당원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후보인 고노 다로(河野太郞·58·아소파) 행정개혁상의 당선을 저지하는 역할을 했다.

제2차 아베 내각 시절에 총무상과 당 정조회장 등을 지낸 다카이치는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반복하고 이번 선거 운동 과정에선 극우적 성향을 한층 선명하게 드러내 보수세력의 지지를 받았다. 아베의 '아바타'로까지 불리는 다카이치를 정조회장에 기용하는 것은 이번에 물러나는 스가 정권에 그대로 투영된 아베 정권 시절의 정책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간사장, 정조회장과 함께 '자민당 4역'으로 불리는 총무회장에는 후쿠다 다쓰오(福田達夫·54·3선·호소다파) 중의원 의원, 선거대책위원장에는 엔도 도시아키(遠藤利明·71) 전 올림픽담당상이 각각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 소속인 후쿠다 의원은 이번 총재 선거 때 당선 1~3회의 소장파 의원들로 구성된 '당풍(黨風·당의 기풍) 일신 모임'을 이끌면서 당내 쇄신을 요구했다.

그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의 장남으로, 장래 자민당 지도자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와 막판까지 대결한 고노는 당 홍보본부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관방장관에는 2차 아베 정권에서 문부과학상을 지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59·호소다파) 중의원 의원(7선)이 내정됐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또 사무담당 새 관방부(副)장관으로는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전 국가안보국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기시다 총재는 10월 4일 중·참의원 양원 본회의에서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 취임한 뒤 곧바로 새 내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