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카카오 말고 이것 사라"…증권맨이 콕 찝은 종목 [박의명의 불개미 구조대]

사진=CGV
최근 증시의 특징적인 현상은 살 만한 주식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테이퍼링, 환율 상승 등 각종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시장 전체가 조정받고 있습니다. 어떤 악재에도 끄덕없이 질주하던 주도주들이 급락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카카오가 대표적입니다. 8만원이 무너진 삼성전자는 7만원 초반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단기적으로는 속 시원한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영원할 줄 알았던 ‘라이언의 질주’도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정부의 플랫폼 규제 때문입니다. 규제의 핵심은 문어발식 확장을 막겠다는 것입니다. 확장이 막히면서 연 100%를 넘나들던 성장률도 둔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2차전지, 게임, 바이오 등 코로나19 이후 ‘불장’을 주도하던 종목들도 꺾였습니다. 연초 주당 100만원을 넘어서며 황제주가 되었던 LG화학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0~80만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100만원이었던 엔씨소프트는 반토막 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주식투자의 난이도가 대폭 높아졌다고 말합니다. 아무 종목만 사도 올라가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입니다. 증권사들도 고민이 많습니다. 고객을 잡아두려면 수익을 내야하는데, 모래사장에서 보석을 찾기란 전문가에게도 쉽지 않습니다.
사진=카카오
전문가들이 어떤 종목에 관심을 갖는지 알아봤습니다. 우선 업종은 금융, 레저, 신재생 등으로 추려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야합니다. 대부분 미래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며 시세를 낸 상태기 때문입니다.

증권사 한 매니저는 마지막 불꽃을 보여줄 업종으로 영화관을 꼽았습니다. 항공, 카지노, 면세점과 달리 영화관은 아직도 코로나19 이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CJ CGV가 대표적입니다.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제이콘텐트리는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영화관 때문이 아닌 제작 부문의 기대감 때문입니다. 영화관이 회복되면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영화관이 아직도 회복 못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팝콘 때문입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팝콘은 영화관 매출에서 20%가량을 차지합니다. 순이익으로 따지면 비중이 더 큽니다. 2인 기준 최소 1만원에 팔리지만 원가는 무시할 정도로 작습니다.이렇게나 중요한 팝콘이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판매가 중단됐습니다. 영화 상영중 취식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위드코로나 논의에 힘입어 영화관 방문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실적이 회복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을 수 있을 때 영화관 주식은 날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넷플릭스
영화관만큼이나 중요한 또 다른 주식이 있습니다. 영화·드라마 제작사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히트치면서 증시에서는 제작사 순환매가 돌고 있습니다. 향후 기대작이 있는데 주가가 덜 오르는 종목으로 매수세가 들어오는 것입니다. 올해 기대작으로는 크게 세 작품이 꼽힙니다.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이 첫 번째입니다. ‘부부의 세계’에서 이름을 알린 배우 한소희가 주연입니다. 마이 네임의 제작사는 코스닥 상장사 스튜디오산타클로스입니다.

마이 네임의 성공을 확신하는 투자자라면 베팅해볼 수 있습니다. 제작사 주가는 작품 성공할 때 급등하는 경향이 있어서입니다.

오는 23일에는 tvn ‘지리산’이 개봉합니다. 전지현, 주지훈이 주연을 맡는 드라마로 오래 전부터 기대작으로 꼽혔습니다. 제작사는 코스닥에 상장된 에이스토리입니다. 스튜디오드래곤도 제작사로 참여하고 있지만 ‘발을 걸치는 수준’이라는 전언입니다.

오는 11월 19일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 개봉합니다. 제작사는 D.P 제작을 맡았던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제이콘텐트리의 손자회사입니다. 제이콘텐트리 자회사인 JTBC스튜디오가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음달 12일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향후 작품 일정을 확인해가면서 기대감이 덜 반영된 종목을 찾는 투자법은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