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최근에 알았다"로 또다시 고발된 이재명 [임도원의 BH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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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회사 만들었다는 사실 재판할 때 알았다""그 사람들이 예를 들면 자산관리 회사를 만들었다는 사실 전 최근에 알았어요. 재판할 때 알았습니다. 갑자기 무슨 화천대유 뭐 이런 데가…저희가 재판에서 사실조회를 해보니까 갑자기 화천대유 이런 회사가 나와서 제가 뭐냐고 물어봤습니다."(이재명 경기지사 9월14일 국회 기자회견)
2015년 성남시장 때 사인한 문서엔 회사명 있어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과 관련해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허위사실 공표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대학생단체인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는 지난달 30일 이 지사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신전대협은 이 지사가 지난 1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자산관리 회사인 화천대유를 최근에야 알았다고 발언한 사실을 문제삼았습니다.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이 대주주인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3년간 4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고, 과거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무죄 취지 의견을 냈던 권순일 전 대법관이 이 회사의 고문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이 제출받은 대법원 청사 출입기록에 따르면 김만배 전 부국장은 지난해 7월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 전후 권순일 전 대법관을 대법원 집무실에서 여덟 차례 만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신전대협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던 시절 '성남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 용역비 환수계획' 보고서를 최종 결재했던 사실을 고발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성남시가 2015년 9월 작성한 보고서에는 대장동 사업 참여사로 화천대유 이름이 그대로 명시돼 있습니다. 이 지사는 이 보고서에 친필로 사인했습니다. 더욱이 이 지사는 자신을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이 지사가 화천대유를 재판할 때야 알았다고 한 것은 허위사실 공표라는 것이 신전대협의 판단입니다.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첫 재판은 2019년 1월에서야 시작됐습니다. 만약 이 지사가 화천대유를 진짜로 최근에서야 알았다면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임을 자평하는 것 역시 허위사실 공표라는 게 신전대협의 주장입니다.
이 지사는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TV 토론에서는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관련해 “그 사람이 제 선거를 도와줬나 그런 것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이분이 원래 리모델링하던 분인데 선거를 도와주셨다"고 발언해 또다시 '말 뒤집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이 지사가 이번에도 허위사실 공표 논란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요. 문제된 이 지사의 발언이 허위사실이라면 다른 발언들의 진위 여부도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민들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1원도 받은 적 없다는 이 지사의 발언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